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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초원

미 '통화긴축' 마침표 찍나, 10년7개월만 금리인하(종합)

FOMC 연방금리 0.25%p↓…파월 "장기 인하 사이클 아냐"

2019-08-01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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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초원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0년 7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내밀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며 수년간 이어온 통화 긴축 정책의 전환점을 맞았다. 다만 미 연준은 추가 금리인하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장기적 인하 사이클에 접어든 것은 아니라고 못박았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사진/AP 뉴시스
 
미 연준은 1일 새벽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2.25~2.50%였던 연방기금금리(FFR)를 0.25%포인트 내린 2.00~2.25%로 결정했다. 
 
연준은 미약한 인플레이션과 글로벌 경기 둔화 전망에 따라 금리인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연준은 "글로벌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중"이라며 "노동시장은 견조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2% 목표에 장기간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연준이 금리를 내린 것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뒤따랐던 2008년 12월 이후 10년7개월 만이다. 미국은 당시 기준금리를 0.00~0.25%로 인하해 제로 금리 시대를 유지하다가 2015년 12월 금리를 다시 올리며 통화 긴축 사이클에 진입했다. 이후 2016년, 2017년, 지난해(4회) 등 총 9회에 걸쳐 금리를 인상해왔다. 
 
최근 미국 상황만 보면 실업률과 같은 주요 지표가 경제 호황을 가리키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 부진에 보조를 맞추는 측면에서 금리인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번 결정은 만장일치로 이뤄지지 않았다. FOMC 위원 10명 중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가 금리 동결을 주장하며 반대 의사를 표시했고, 8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추가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어느정도 시사했다고 보고 있다. 성명을 통해 밝힌 "경기 전망을 위한 데이터의 함의를 면밀히 주시하면서 (경기) 확장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히 행동하겠다"는 문구가 추가 인하에 대한 시그널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연준은 이번 결정이 장기간의 금리 인하를 예고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글로벌 무역갈등과 경기둔화 신호에 대비한 보험적 성격이 강하다는 게 연준 측 설명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의 금리 결정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금리인하는 일시적인 조치로, 정책 중간 조정(mid-cycle adjustment) 성격"이라며 "시간 경과에 따라 좀 더 완화적인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조정하는 것이 적절한지 보겠으나, 이번 결정이 장기적 인하 사이클의 시작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FOMC 결과에 대해 "시장 예상보다 덜 완화적이었다"며 "미 금융시장에서 단기금리가 오르고 주가가 하락한 것은 이런 시장의 평가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파월 의장이 일회성 인하로 그친다고 하지는 않았다. 기본적으로 경기 확장 유지를 위한 조치를 하겠다고 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시장에서는 추가 금리인하를 1~2번 할 것이라는 기대가 여전히 큰 것 같다"고 했다. 
 
큰 폭으로 금리를 낮출 것을 주문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 연준을 크게 비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시장이 파월 의장과 연준으로부터 듣고 싶었던 것은 중국, 유럽연합(EU), 전 세계 다른 국가들과 보조를 맞추는 길고 공격적인 금리인하 사이클의 시작"이라며 "평소처럼 파월은 우리를 실망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외에 연준은 보유자산 축소의 종료 시점도 2개월 앞당겨 8월에 종료하기로 했다. 보유자산 축소는 연준이 보유한 채권을 매각해 시중 달러화를 회수하는 정책으로, 돈을 풀어 유동성을 공급하는 양적긴축 정책의 반대되는 개념이다.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이 프로그램의 조기 종료를 알려, 양적긴축 종료 시그널을 보다 확실히 던져준 것으로 풀이된다.
 
정초원 기자 chowon61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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