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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차량'이 구멍…전국 드나들어 전방위 확산 우려

방역대 뚫린 돼지열병…"잠복기 있어 바이러스 막는데 총력 다해야"

2019-09-24 18:01

조회수 :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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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하늬·백주아 기자] 정부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후 일주일간 고강도 방역활동을 벌여왔지만 사그라들지 않고 더 확산되고 있는 데는 '차량'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확진농가에 출입한 차량이나 분뇨 등이 퍼뜨려지면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24일 오후 인천 강화군 지역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의심 판정을 받은 돼지 사육 농가 주변을 방역 차량이 방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3일 확진 받은 김포 농가와 이날 확진된 파주 농가에는 차량 역학관계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34차 확진 농장은 첫 번째 발생농가인 파주와 차량 역학관계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사료차량도 있고 분뇨차량, 도축장 출입차량 등 여러 종류가 있다"고 설명했다. 차량 역학관계는 동일한 차량이 서로 다른 농장을 방문했을 때 농장들 사이에 형성되는 관계를 말한다. 즉 첫 발생 농가를 방문했던 차량 이동이 돼지열병 확산의 중요한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큰 셈이다.
 
실제 지난 17일 첫 발생 후 6일 만에 한강 이남인 김포까지 남하했고, 일주일 만에 중점관리지역 밖인 인천 강화에서도 의심 신고가 발생하는 등 질병 확산을 막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첫 돼지열병 발생 직후 48시간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내리고, 중점관리지역을 중심으로 소독을 강화하는 등의 방역에 총력을 다했지만 방역망은 지속적으로 뚫리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앞으로 더 확산될 여지가 크다는 데 있다. '차량'이 영향을 끼쳤다면 잠복기(4~19)를 거쳐 확진될 때마다 기하급수적으로 파급력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중점관리지역인 경기 북부지역을 넘어 남부지방으로 번질 수 있는 것이다. 방역당국과 전문가들도 확대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신현덕 신베스트수의병원 원장은 "예찰 과정에서 의심이 확인되는 등 현재 심각한 상황"이라며 "농가에서 의심증상이 나올 경우 빨리 신고하는 게 가장 중요하고, AI나 구제역은 공기 전파지만 ASF는 사람이 옮기는 것인 만큼 바이러스가 침이나 분변등으로 옮기지 않게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벨기에와 네덜란드 상황을 볼 때 종식되기까지 5~6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인지하고, 그사이에 가능한 다른 곳으로 번져 나가지 않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춘 방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연수 강원대 수의대 교수도 "농가를 왔다 갔다 하는 차량이 소독을 잘 안하고 이동한 것 같다""바이러스의 특성이 구제역이나 AI같이 전파력이 뛰어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방향의 방역 접근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김하늬·백주아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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