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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오름

다시 열리는 1.25% 초저금리 시대…경기 부양 효과 '글쎄'

투자·소비 심리 부정적…경기 악화 방지 수준

2019-10-1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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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차오름 기자] 한국은행이 역대 최저 수준인 1.25%로 기준금리를 내리며 경기 부양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지만 전문가들은 경기 부양 효과에 대해 회의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투자와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데다 오히려 외국인 투자를 감소시키는 등 위험도 우려돼서다. 다만 경기가 추가적으로 악화하는 것을 막는 효과는 거둘 것으로 평가했다.
 
16일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결정에 대해 투자와 소비 증가 효과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금리 인하가 경기 부양에 별 영향을 주지 않을 것 같다"며 "그동안 기업들이 금리가 높아서 투자하지 않은 것이 아닌 데다 0.25%포인트 인하가 큰 폭도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기업 투자를 막는 규제와 최저임금 정책을 현실에 맞게 개선하고 기업들이 다른 나라보다 우리나라에 투자하는 것이 더 이익이라는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금리 인하가 소비 심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미미한 수준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다. 그는 "대출 이자가 조금 줄어들어 가처분 소득이 다소 늘어나는 효과가 있겠지만 큰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화폐 유통 속도가 떨어진 상태에서는 적정 금리보다 금리가 더 내려간다고 투자가 늘지 않는다"며 "적정 금리는 1.5%에서 2% 사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금리를 올릴 때는 선제적으로 인상해야 하지만 내릴 때는 나중에 '실기했다'는 평가를 받더라도 신중해야 한다"며 "앞으로 미국이 금리를 2~3차례 더 내릴 수 있는데 미국이 내리면 우리도 또 인하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외환시장에서 우리 금리가 미국 금리보다 떨어지면 우리나라 채권이 외국으로 옮겨가고 외국인 투자가 줄어드는 위험으로 돌아올 수 있다"며 "부동산 시장에서도 자금이 서울로 더 몰릴 가능성도 농후하다"고 짚었다.
 
금리 인하가 투자와 소비를 다소나마 늘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도 대출을 통한 시중 자금 확대, 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 증대 효과 등은 기대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는 가계 대출이 늘어나는 것을 막고 있어 시중 자금 여력 확대에는 제한이 있다"며 "우리 화폐가 국제 통화도 아니기 때문에 돈을 푼다고 해서 환율이 높아진다고 볼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50%에서 역대 최저 금리인 1.25%로 인하한 16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코스닥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차오름 기자 risi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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