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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영

현 남북관계에서 필요한 용기는

2019-10-30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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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2019 한반도 평화경제 국제포럼’이 열렸다. 문재인정부가 얼마 전까지 강조해온 평화경제 관련 세미나였지만 열기는 생각보다 높지 않았다. 행사를 주최한 통일부와 통일연구원이 대여한 행사공간도 그리 넓지 않았고, 참석자 수도 다른 행사들에 비해 많다고 할 수 없었다.
 
기조연설에 나선 서호 통일부 차관은 지난 3일 독일통일 29주년을 맞아 독일을 다녀와서 느낀 점을 청중들에게 설명했다. “독일 통일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는데 기념식 주제가 용기 ,독일어로 무트(MUT)였다. 기존 체제에서 다른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필요한 용기가 주제어였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2차 세계대전 직후 분단의 아픔을 겪은 독일 역사에서도 아슬아슬한 순간들이 많았다. 서베를린 봉쇄에 맞서 1948~49년 실시한 ‘베를린 공수작전’, 서베를린 전체를 높은 장벽으로 둘러싼 1961년 베를린장벽 건설 등이 그 예다.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지난해 4·27 판문점 선언, 9월 평양공동선언의 환희는 사라진지 오래고 북한은 금강산 내 남측시설을 철거하라고 우리 측에 통보했다. 우리 측은 실무회담을 제의하며 대화창구를 열어보려 했지만 북한은 ‘문서교환이면 충분하다’며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22일 평화경제 포럼에서 1주일 후 싸늘해진 남북관계를 미리 느낄 수 있었다면 지나친 해석일까.
 
문제해결을 위해 정부도 다양한 용기를 발휘할 것이지만 내년 말 미국 대선 등과 맞물려 당분한 남북관계도 좀처럼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다만 이대로 앉아있을 수만은 없기에 정부도 나름의 노력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
 
이 과정에서 서독이 동독에 보여온 모습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서독은 동독에 대한 각종 지원 시 인권개선이나 동독주민 대상 서독방송 시청 등의 반대급부를 받아냈다. 독일과 한국 각자의 특수성이 있기에 단순대입은 할 수 없지만, 북한과의 협상 과정에서 우리가 요구할 것은 요구하는게 진정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용기가 아닐까.
 
2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9 한반도 평화경제 국제포럼’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최한영 정치부 기자(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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