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7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을 도입한 것에 대해 유감을 나타냈다.
경총은 이날 성명에서 “실물경제가 부진한 상황인데다가 국가적 시급성이 없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가 도입 의결을 강행한 점에 대해 경영계는 극히 유감스럽다는 점을 표명한다”면서 “독립성이 취약한 현행 기금위 구조를 감안하면 앞으로 정부는 물론 노동계와 시민단체도 국민연금에 영향력을 행사해 경영개입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고 주장했다.
경총은 “가이드라인의 목적이 국민연금의 장기 수익과 주주가치 제고에 있다고 하지만 실제 주주가치는 시장에 의해 평가된다”면서 “국민연금이 주도적으로 기업 경영에 개입한다고 해서 의도대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며, 시장에 부정적 시그널만 주고 기업 경영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영계는 공적연기금인 국민연금이 자체 주 수입 원천인 기업을 압박하는 데 앞장서게 된 점에 대해 참담함을 느낀다”면서 “국민 노후생활 보장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따라 경영중립적 투자 결정을 통한 수익률 제고에 충실해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경총, 전경련 등 경제단체들은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 도입에 유감을 나타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7일 발언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전경련도 “지난달 29일 기금위 개최 당시 경제계는 국민연금이 보유 주식을 활용해 기업 지배구조와 경영에 개입하는 것에 강력한 우려를 표명했고 주주권 행사 강화에 앞서 기금위의 독립성 확보가 선행돼야 함을 주장했다”면서 “국민연금이 내놓은 수정안은 당초 원안을 문구상 각색하는 데 그쳤고 국민연금이 국내 주요 상장사들의 정관 변경이나 이사 선임, 해임 등을 주도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줬다”고 말했다.
또, “국민연금의 기업경영 개입과 지배구조 간섭이 늘면 신산업 진출과 일자리 창출에 매진해야 할 기업들의 경영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면서 “국민연금은 기업들의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고 국민들의 노후소득 보장이라는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이날 통과된 가이드라인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