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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연

고순도 불산액 양산, 일본 수출규제 품목 첫 자립화

솔브레인, 국내 불산액 수요 2/3 담당…인허가 기간 줄여 공기 3개월 단축

2020-01-02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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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반도체 제조공정에 사용되는 고순도 불산액이 국내 첫 양산에 성공했다. 일본의 수출규제 품목 가운데 국내수요를 충당할 만한 생산규모를 갖추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일 충남 공주시에 위치한 솔브레인 공장을 방문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화학소재 전문업체 솔브레인은 최근 고순도 불산액의 생산능력을 두 배 이상 확충했다. 일본의 수출규제 품목 가운데 국내 자립화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솔브레인은 현재 기준 국내 고순도 불산액 수요의 3분의 2를 충당하게 됐다.
 
국내 사용물량의 대부분을 일본에 의존해온 고순도 12N(99.999999999%) 불산액은 대체선을 찾기 힘든 제품군으로 꼽혔다. 솔브레인은 고순도 불산액 생산기술을 이미 갖추고도 일본기업에 밀려 최소한의 물량만 납품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 양산테스트에서 합격점을 받아 최근 삼성전자에 대규모 납품을 시작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생산라인 적용 시험에 들어갔다.
 
이날 솔브레인 공주공장을 방문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높은 난이도의 정제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불산액 생산능력을 안정적으로 확충할 수 있게 됐다"며 "일본 수출규제를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의 계기로 삼아 위기를 기회로 전환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솔브레인이 예정보다 빠르게 양산에 성공한 것은 정부의 인허가 단축 덕분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취급시설 설치검사와 유해화학물질 영업허가 등 인허가 절차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여 3개월 이상 공기를 단축시켰다.
 
정부는 이번 공장 증설을 포함, 국내 공장 신설과 투자 유치 등 핵심 소재·부품·장비 자립화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에는 불산액 외에 불화수소가스와 불화폴리이미드 등의 신규공장 건설이 완료돼 가동을 시작했다. 효성과 현대모비스는 각각 탄소섬유 공장 증설과 친환경차 부품공장 신설에 1조원, 3000억원 투자계획을 내놨다. 포스코케미칼은 이차전지 인조흑연 음극재 제조공장 신설에 2조3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해외기업의 국내 유치와 인수합병(M&A) 등도 활발하다. 글로벌 반도체 소재기업 MEMC코리아는 작년 11월 실리콘웨이퍼 생산공장을 준공했고, 장비업체 램리서치는 한국에 연구개발(R&D)센터 투자를 확정했다. SK실트론은 미국 듀폰사의 웨이퍼 사업을 인수한 데 이어 현대차는 자율주행차 관련 핵심기술을 보유한 미국의 앱티브 테크놀로지스와 조인트벤처(JV) 설립을 확정했다.
 
내년에는 올해 대비 소부장 예산을 2.5배 늘렸다. 100대 핵심전략품목을 중심으로 2조1000억원을 투입해 기술개발부터 실증·양산 테스트베드 구축 등 전 주기에 걸쳐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세종=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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