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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연

(2019 한국경제 평가)한일·미중 '무역전쟁' 험난했던 대외리스크

5000억달러대 내려앉은 수출, 반도체 등 주력산업 '직격탄'

2019-12-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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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올해 한국경제는 불확실한 대외환경 속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이어진 미중 무역분쟁이 1년 내내 실마리를 찾지 못하며 글로벌 수요부진의 여파를 체감해야 했다.
 
여기에 갑작스러운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더해지며 위기 대응에 힘을 쏟았지만 올해 수출은 3년 만에 역성장이 확실해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24일 중국 청두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정상회담에 참석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29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사상 처음 6000억달러를 돌파했던 수출은 올해 다시 5000억달러대로 내려앉을 전망이다. 이달 1~20일 기준 수출은 304억달러, 올해 누적으로는 5271억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남은 10일 동안 수출 729억달러를 달성해야 연간 6000억달러를 넘길 수 있지만 사실상 불가능하다. 연간 기준 수출 감소는 2016년 이후 3년 만이다. 
 
이렇듯 올해 수출이 부진한 것은 우리경제가 글로벌 불확실성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2018년 3월부터 시작된 미중 무역분쟁에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중국의 경제 침체 등이 겹치면서 우리나라 주요 수출국의 경기도 전반적으로 얼어붙었다.
 
이로 인해 대외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들 역시 실적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기업경영분석 자료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4.8%로, 작년 같은 기간(7.6%)보다 2.8%포인트 떨어졌다. 
 
전체 기업들 가운데서도 주력산업인 제조업의 부진의 타격이 컸다. 3분기 제조업 영업이익률은 4.5%로 작년(9.7%)의 반토막에 그쳤다. 제조업의 수익성 악화는 반도체 업황 침체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작년 말 7달러선까지 치솟았던 반도체 D램 가격은 최근까지도 2달러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조선, 석유화학, 철강 등 다른 주력 제조업도 비슷한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 7월 4일부터 시작된 일본의 수출규제는 추가 악재로 작용했다. 일본이 직접적으로 우리 경제에 타격을 주기 위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개품목에 대한 수출통제를 강화하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주요기업은 생산차질이 우려되기도 했다. 일본산 소재 수입이 막힌 기업들은 대체품을 찾느라 일부 추가비용 부담이 불가피했다. 
 
우리나라의 가장 큰 수출국인 중국의 부진 역시 변수로 떠올랐다. 중국은 수년째 산업 구조조정을 과제로 꼽으며 고성장 일변도의 경제정책에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은 중국 경기부진에 기름을 부었다. 중국은 최대 수출국인 미국으로부터 관세폭탄을 맞으며 올해 성장률은 6.1%에 머물 전망이다. 
 
미중이 최근 무역갈등을 멈추고 화해 분위기를 조성한 점은 긍정적이다. 지난 13일 미국은 1560억달러(약 180조원)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대한 15% 관세 부과 결정을 철회했다. 다만 내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무역전쟁이 재개될 거란 불안감은 남아 있다.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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