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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훈

드림캐쳐와 '앤썸니아'...아티스트와 팬의 ‘특별한’ 연대(인터뷰②)

‘다크 판타지·메탈 사운드’ 걸그룹 대표주자

2020-02-21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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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유지훈 기자] 세계관은 최근 아이돌 시장의 핵심 키워드다. 앞으로 선보일 음악의 서사를 만들고, 멤버들에게 각자의 개성을 부여하며 이를 앨범, 무대, 뮤직비디오 곳곳에 담아낸다. 이는 팬들로 하여금 노래를 단순히 듣고 즐기는 데에서 한발 더 나아가 깊게 몰입할 수 있는 촉매제다.
 
걸그룹 드림캐쳐는 촘촘하게 짜인 세계관의 힘으로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다른 걸그룹들이 쉽게 도전하지 못했던 다크한 이미지에 강렬한 메탈 사운드를 조합했고, ‘악몽이라는 큰 틀 안에서 음악을 비롯해 수많은 콘텐츠를 담아냈다. 데뷔 활동곡 ‘Chase Me’는 악몽 속 드림헌터와의 술래잡기를, 다음 앨범의 ‘Good Night’는 드림헌터와의 결투를, ‘날아올라(Fly High)’는 모든 이야기의 시작을 짚어보는 프리퀄 스토리를 선보이는 등 그들의 세계관은 드림캐쳐의 매 활동과 함께 두터워졌다.
 
팬들은 드림캐쳐의 세계관에 매료됐다. 뮤직비디오, 앨범 자켓, 가사 속 상징들에 숨겨진 의미를 파헤치기 시작했고 그 덕분에 서사는 더욱 풍부해졌다. ‘V앱으로 자주 팬들과 소통하는 걸그룹이 된 것은 이 때문일지도 모른다. 드림캐쳐의 모든 순간은 팬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특별한 화학작용이니까.
 
 
드림캐쳐. 사진/드림캐쳐 컴퍼니
 
Q. 탄탄한 세계관으로 인기를 누렸다. 아티스트로서도 놀라는 부분이 있는 가.
스스로 우리가 이거까지 했단 말이야? 하고 놀라기보다는, ‘데자뷰뮤직비디오 중에 유리가 깨지고 파편이 튀는 부분이 있는데 그 파편들이 한 순간 십자가 모양이 돼요. 팬들은 이 십자가에도 어떤 의미가 있는 게 아닌지 생각해주기도 해요. 팬들의 이런 부분에 놀라고 있어요.”(다미)
우리는 세계관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가려 하는데 팬들은 디테일한 부분 하나하나 찾아내요. 팬들이 만들어준 디테일이 생기기도 하고요. 우리를 놀라게 할 때가 많아서 팬들을 세계관을 만드는 작가로 캐스팅을 하고 싶을 정도에요.”(지유)
 
Q. 드림캐쳐 이후 많은 걸그룹의 색이 뚜렷해졌다.
저희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트렌드가 걸크러쉬로 바뀐 거니까 그렇다고 봐요. 물론 우리의 영향 떄문이라고 해주시면 감사하지만, 다들 트렌드를 빨리 읽고 그걸 잘 표현해주시는 거라고 봐요. 저희가 꾸준히 밀고 있는 록 장르도 언젠가 대중이 좋아해줄 거라고 생각해요.”(수아)
세계관이 있다는 것은, 우리 그룹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저희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부분이에요.”(지유)
 
Q. 강한 사운드와 이미지를 꾸준히 이어나가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저희 역시 고민이 있었어요. 딜레마에 빠진 순간이 있었는데, 결국 답은 주춤하지 않고 그대로 밀어붙이는 것이었어요. 주저하면 지금까지 쌓아온 것도 무너지게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대중성도 중요하지만, 우리 스타일을 구축해나가는 게 중요해요.”(지유)
그렇다고 무조건 하나만 밀고 나가진 않아요. 우리의 음악적 토대는 락과 메탈이지만 이번에는 일렉트로니카도 시도했어요. 많이들 하는 장르고, 대중들도 익히 아는 장르여서 대중도 익숙한 장르니까요.”(수아)
 
 
드림캐쳐. 사진/드림캐쳐 컴퍼니
 
Q. 어느덧 월드 투어를 도는 걸그룹이 됐다.
데뷔할 때는 해외에서 저희를 찾아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첫 투어가 브라질이었거든요. 내가 살면서 브라질에 가볼 일이 있을까 했는데 팬들이 불러줘서 가게 됐어요. 정말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아요.”(시연)
 “한글로 문신한 팬들을 보면 정말 감회가 새로워요. 저희 의상도 직접 만들어서 입고 오시더라고요.”(지유)
투어를 할 때마다 그 나라의 국기를 받아와요. 팬들은 거기에 손편지를 적어주고요. 그걸 하나둘씩 모았고 회사 1층 천장에 다 붙어있어요. 그 벽을 보면서 우리가 정말 해외에 있는 많은 팬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구나 실감하게 돼요.”(다미)
 
Q. V앱 많이 하는 그룹이라는 이미지가 생겼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가. 그리고 이번 앨범 콘셉트와 연결 짓자면, V앱을 하며 악플 때문에 상처를 받는 경우도 있는지 궁금하다.
세계에 팬들이 있으니까, 자주 만나기 힘들어요. V앱으로라도 팬들과 소통하고 싶어서 V앱을 자주 하게 되는 것 같아요.”(가현)
물론 악플을 많이 봐요. 그런데 인생을 살면서 항상 행복만 있을 수 없어요.(웃음) 가끔 악플이 저희의 발목을 잡을 때도 있지만 최대한 유연하게 생각하려고 해요.”(유현)
악성 댓글 있으면 팬들이 알아서 신고해줘요. 그때마다 내 편이 있구나하는 걸 알게 돼서 되려 힘을 얻게 돼요.”(지유)
 
Q. 이번 활동의 목표가 있다면?
전국투어를 정말 하고 싶어요. 국내에 팬들이 많이 있다고, 우리가 대중성이 있는 그룹이 있다는 걸 증명해주는 거니까요. 그리고 빌보드 앨범 차트에도 우리 앨범이 꼭 올라왔으면 좋겠습니다.”(지유)
 
 
드림캐쳐. 사진/드림캐쳐 컴퍼니
 
 
Q. 소속사였던 해피페이스엔터테인먼트가 상호를 드림캐쳐 컴퍼니로 변경했다. 이후 달라진 부분들이 있는 가.
저희가 처음으로 신년회를 했어요. 그것도 호텔 레스토랑에서요. 그만큼 대표님이 저희한테 신경을 많이 써주세요. 저희 의견도 전보다 더 많이 들어주려 하시고요. 예전의 우리가 회사 중심으로 움직이는 수동적인 그룹이었다면, 지금은 능동적인 드림캐쳐가 됐어요.”(지유)
 
Q. 이번 앨범에는 어떤 의견을 냈고, 어떤 부분들이 수용됐나.
멤버들이 다 하고 싶어 하는 게 뚜렷해서 이야기를 자주 해요. 이번 앨범은 특이 우리 멤버들 참여도가 높아요. 각자의 의견이 많이 들어갔어요. 타이틀곡 안무도 팬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서 기존보다 더 타이트하게 가고 싶다고 말씀 드렸어요. 덕분에 저희가 원하는 안무가 탄생됐어요.”
 
유지훈 기자 free_fro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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