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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언

무리한 거액 출자, 주가 '뒷걸음' 자초

2010-06-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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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제언 기자] 올해 코스닥시장에서 대형 인수합병(M&A)을 한 회사들의 성적표가 초라하다. 사업다각화나 사업역량강화, 신규사업 등 이유는 가지각색이지만 정작 이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자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는 모습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에서 올해 타법인 출자건수는 76건으로 전년대비 7건이 줄었으며, 출자금액은 7284억원으로 344억원이 감소했다. 반면, 1개사당 평균출자금액은 97억원으로 5억원 늘었다.
 
코스닥시장에서 가장 큰 액수를 출자한 곳은 알에프씨삼미(007390)로 600억원을 기록했다. 뒤이어 에이모션(031860)(400억원), 아로마소프트(072770)(380억원), KH바텍(060720)(314억원), 웰크론(065950)(28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문제는 신규 매출을 위해 거액을 투자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뒷걸음질 치고 있다는 것.
 
현재 주가가 출자 당시 주가보다 높은 곳은 KH바텍(060720)동화홀딩스(025900) 정도밖에 없지만, 이마저도 큰 폭 상승이 아니라 출자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다.
 
알에프씨삼미(옛 삼미식품)는 올 1월 알앤엘바이오(003190)의 계열사인 알앤엘내츄럴라이프에 경영권을 매각했다. 주인이 알앤엘내츄럴라이프로 바뀐 삼미식품은 다시 역으로 알앤엘내츄럴라이프를 인수했다. 식음료 사업을 하는 삼미식품이 줄기세포사업을 신규사업으로 추가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삼미식품은 거래량이 폭발하며 900원대의 주가가 연중신고가인 133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지난 3월과 4월에는 상호도 알에프씨삼미로 바꿨다. 그러나 현재 주가는 500원대 중반까지 밀려있는 상태다. 신규사업에 대한 특별한 성과도 나오지 않고 있다.
 
자전거사업을 하는 에이모션은 휴대폰 카메라모듈 사업을 하는 쿠스코엘비이(현 캠시스(050110))를 400억원으로 인수했다. 사업다각화가 목적이라지만, 에이모션은 업계에서 인수합병(M&A) 큰 손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엔터테인먼트 업체인 초록뱀(047820)의 지분 5.93%(3월말 기준)을 보유하며 경영에 참여하고 있고, 고현석 에이모션 대표는 라이브플렉스(050120)웹젠(069080)에 적대적 M&A를 시도해 시장에 이름을 떨친 바 있다. 에이모션의 주가는 쿠스코엘비이 인수 이슈 당시 800원대에서 1430원까지 치솟았으나, 4개월이 지난 현재 다시 800원대로 뒷걸음질쳤다.
 
아로마소프트의 경우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지난 5월 게임회사 이프를 38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한 이후 하한가까지 폭락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프 인수발표 당시 2500원대 주가가 한달새 1190원대까지 반토막났다. 아로마소프트의 지난 3월말 총자산이 279억원인데 총자산보다 많은 금액으로 인수를 시도하다보니 주가에 그 우려감이 반영된 셈이다. 아로마소프트는 지난 11일 운영자금과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24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M&A로 향후 얼마큼 인수회사에서 성과를 볼지는 미지수다.
 
한 증시전문가는 "무리한 투자를 하거나 기존 사업과 상관없이 유행따라 신규사업을 추가하는 회사는 반짝 시장의 주목을 받을 수 있지만, 결국 주가는 '도로아미타불' 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투자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 타법인 출자금액 상위 10건
<자료 = 한국거래소>
 
 
뉴스토마토 박제언 기자 empero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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