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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건설사 미분양아파트 처리 '골몰'

펀드·리츠에 매각..자금 유동성확보 목적

2010-07-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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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동현기자] 건설사들이 미분양 아파트를 펀드나 리츠에 매각하거나 분양가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미분양 아파트 처리를 위해 골몰하고 있다.
 
23일 국토해양부와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현재 미분양가구는 전국적으로 11만가구가 넘는다. 최근 주택시장 침체와 맞물려 기존 주택을 팔지 못해 신규로 잔금을 주고 들어가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건설사 가운데 대우건설(047040)은 최근 울산지역 미분양 아파트를 LH공사가 매입확약한 미분양펀드에 매각했다. 총 250여세대로 액수로는 1000억원 정도 규모다.
 
LH공사 관계자는 "미분양 아파트의 자금 유동화가 어렵기 때문에 리츠나 펀드에서 아파트를 매입해 3년간 운용하고 건설사가 환매를 하지 않았을 때 LH공사가 매입하는 식의 거래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GS건설(006360)도 지난해 광주지역 160세대, 550억규모의 미분양 아파트를 리츠에 매각한 바 있고, 지난달에는 1022가구 규모의 영종자이 미분양 물량 538가구를 한 자산운용사에 넘겨 2500억원 정도의 금액을 유동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식의 매각은 이미 분양한 물량이 계약자의 중도금·잔금 납부 거부로 계약해지되는 경우 은행에 대납해야 하는 건설사들의 자금 유동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풀이된다. 
 
지방의 경우는 미분양 아파트 문제가 더 심각해 기존 분양가보다 할인율을 더해 싸게 분양하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GS건설은 대전 유성자이의 경우 공급면적 164㎡형의 기존 분양가가 5억9900만원이지만 현재 최대 4억1000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유성자이 관계자는 "분양할인율을 기존 19.5%에서 32%까지 낮춘 상태고, 층수마다 약간씩 다르지만 평균 1억1000만원정도 씩 할인된 가격으로 분양되고 있다"고 털어놨다.
 
아파트 잔금을 완납하면 분양가를 할인해 주는 곳도 있다. 경북 구미시 '광평 푸르지오 1·2차'의 경우, 일부세대에 한해 입주시 잔금을 완납하면 분양가 50%에 대한 7년치 이자만큼을 계산해 분양가에서 깎아주고 있다.
 
인천 신현동 '신현e편한세상 하늘채' 신규입주자는 잔금을 입주기간인 올해 8월 말까지 완납하면 분양가를 8% 할인받을 수 있다.
 
이런 분양가 할인은 종종 기존 입주자들과의 마찰을 낳는다. 기존 입주자들이 "우리는 할인혜택도 받지 못했고 아파트 가격을 떨어뜨린다"라며 반발하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광주 고등법원은 광주 진월동 고운하이플러스 입주자들이 고운종합건설을 상대로 낸 소송을 기각한 사례도 있다.
 
입주자들은 고운 종합건설이 LH공사에 임대주택용으로 아파트를 매도해 가격이 하락하자 소송을 냈으나 재판부는 "고운종합건설이 LH공사에 임대주택용으로 미분양 아파트를 매도하지 않았더라도 가격이 하락했을 것"이라며 청구를 기각한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집값을 떨어뜨리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상향조정하기 힘들다면 1가구 2주택자의 양도세 중과를 완화하는 등 거래가 활성화 되도록 해야 건설사들의 고민이 풀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threecod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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