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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경

(권대경의 산업정탐)차업계 변화의 바람 심상치않다

반도체 부품난, 소비트랜드 변화 등 대내외 변수 많아

2022-04-04 15:16

조회수 : 7,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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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시장이 큰 변화의 물결을 타고 있습니다. 
 
차량용 반도체 부품 수급난이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전기차로 대표되는 친환경차 시장의 확대와 국제적 규제 강화도 변화의 단초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자동차를 대하는 소비자들의 소비 트랜드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요소입니다.  
 
국내 완성차업계의 판매량 추이를 보면 3월 기준으로 현대자동차와 기아 등의 판매량이 한 달만에 감소세로 전환했습니다. 
 
현대차·기아·한국지엠·쌍용차·르노코리아 등 국내 완성차 5개사는 지난달 전 세계 시장에서 전년 동월(67만6546대) 대비 10.1% 감소한 60만8398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그 중에서도 현대차는 국내 5만2883대, 해외 26만1043대 등 총 31만3926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전년 동월 대비 국내는 28.4%, 해외는 14.3% 감소한 수치죠. 기아는 국내 4만5066대, 해외 20만5580대 등 0.9% 감소한 25만646대를 판매했는데 국내는 11.7% 감소했고, 해외는 1.8% 증가했습니다. 
 
한국지엠은 국내 3609대, 해외 2만1212대 등 총 2만4821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16.2% 줄었습니다. 다만 쌍용차는 국내 5102대, 해외 3494대로 전년 동월 대비 20.2% 증가한 8596대 판매고를 기록했습니다. 차량용 반도체 부품 수급 제약에도 올해 들어 처음 8000대를 돌파한거죠. 하지만 쌍용차도 에디슨모터스의 인수가 무산되면서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모양새입니다. 
 
범위를 넓히면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완성차업계의 1분기(1~3월) 판매 실적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이후 최저를 기록한 거죠. 1분기 판매실적은 179만4846대로 지난해 1분기보다 5.3% 줄었습니다. 내수는 30만8298대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1분기 25만5809대 이후 13년 만에 분기별 최저 실적입니다. 
 
차량용 반도체가 공급난으로 신차 출고가 지연되면서 국내 수입차들의 인증 중고차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10일 서울 시내 한 수입차 인증 중고차 전시장 모습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반도체 부품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것이 자동차 업체들로서는 가장 큰 고민거리입니다. 이들은 차량 생산 일정을 조정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을 최소화하는데 애쓰고 있는 실정입니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 부품 수급 부족으로 인한 생산 차질 및 오미크론 확산 등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도 차량 생산 일정 조정 등을 통해 공급 지연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며 "이달부터 GV70 전동화 모델을 본격 판매하는 등 경쟁력 있는 신차를 지속 출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완성차 회사들은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모색 중이고 또 시행 중입니다. 영업난 타개를 위해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고 대면 판매 뿐 아니라 온라인 판매 채널까지 구축하는 게 대표적 사례입니다. 온라인 판매의 대표적 차종은 현대차의 캐스퍼로, 다른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도 온라인 판매망 구축과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물론 온라인으로 판매가 된다 하더라도 반도체 수급난은 피하기 어렵습니다. 이에 따라 또 다른 마케팅 전략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구독입니다. 내연기관차는 물론이고 전기차도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자동차 회사들은 소비자들에게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거죠. 소비자들로 하여금 일종의 신문이나 잡지 구독과 같이 자동차를 구독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즉 일정 기간을 정해 이용금액을 지불하고, 해당 기간동안 차량의 옵션 등을 여러번 변경해가며 운전할 수 있는 서비스가 이른바 자동차 구독입니다. 
 
또 이르면 하반기부터 현대차와 기아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중고차 시장에도 뛰어듭니다. 완성차 뿐 아니라 자사 브랜드의 차량 중 엄격한 품질테스트 등을 거친 중고차들을 판매하겠다는 것입니다. 즉 5년이나 10만km 이내 자사 브랜드 차량에 대해서만 '인증 중고차'로 판매하고, 나머지 매입 물량은 경매 등을 통해 기존 중고차 업계에 공급한다는 게 내용입니다. 
 
정부가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허용한 가운데 지난 3월 18일 서울 장안평중고차매매시장에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관할 중고차 판매업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는 17일 중고차 매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사진/뉴시스
 
결국 자동차 업체들도 전동화와 같은 글로벌 추세와 함께 소비 트랜드 변화와 유통 과정에서의 불확실성 등의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을 과감하게 펼쳐야 하는 상황인겁니다. 물론 업계에서는 반도체 부품 수급 부족 등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최악의 상태를 겪고 있지만 2분기 이후부터는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호전 될 것이라는 전망을 바탕으로 한 것이죠. 그렇더라도 자동차 업계의 변신은 당분간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춰 계속 이어질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권대경 산업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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