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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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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지표 디벼보기)에코프로 형제, 개인끼리 ‘묻지마’ 랠리

외인·기관 일찌감치 차익실현…공매도만 불어나

2023-03-31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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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2차전지 주식들이 맹위를 떨친 지난 두 달 동안 외국인과 기관은 이번 랠리를 이끈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를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 주식시장은 올해 1월 강한 반등세를 보이며 2200선 초반에서 2500 부근까지 단숨에 회복했으나 그 뒤론 2400선을 오가며 횡보하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눈치보기 장세입니다.  
 
하지만 시장과는 별개로 2차전지 관련주들은 초강세 랠리를 펼치고 있습니다. 특히 2차전지 소재인 양극재를 만드는 에코프로비엠과 모회사 에코프로의 기세가 대단합니다. 
 
에코프로비엠은 2월부터 최근 29일까지 127.4% 상승했고, 같은 기간 에코프로는 305.9%나 급등했습니다. 이와 함께 시가총액도 불어나 셀트리온헬스케어를 제치고 나란히 코스닥 1, 2위 자리에 올랐습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이 코스피로 이전한 이후로 코스닥 시총 1위를 철옹성처럼 지켜왔지만 이들 에코프로 형제에게 밀려나고 말았습니다. 최근에는 여기에 2차전지 양극재를 제조하는 엘앤에프까지 3위로 합세해 4위 신세가 됐습니다. 이들 외에도 많은 2차전지 관련주들이 동반 강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큰손 차익실현 후 개인만 남아
 
하지만 외국인과 기관들은 지난 2개월간 해당 종목을 집중적으로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3월 첫날부터 29일까지 에코프로를 4788억원어치 순매도했습니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통틀어 외국인 순매도 종목 2위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에코프로비엠 주식도 3120억원어치를 순매도, 네 번째로 많이 판 종목에 올렸습니다. 
 
 
기관투자자들은 에코프로비엠 주식을 가장 많이 팔았습니다. 약 한 달에 걸쳐 매도한 금액이 3952억원입니다. 에코프로도 그에 버금가는 3382억원어치를 매도했습니다. 각각 기관 순매도 1위와 3위에 해당합니다. 
 
이밖에도 기관은 코스모신소재를 1000억원 가까이 순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했습니다. 
 
그렇다고 이들이 2차전지 관련주식에 대해 전부 매도로 일관한 것은 아닙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외국인, 기관이 모두 순매수했으니까요. 즉, 주가가 단기간에 과도하게 많이 오른 종목의 주식을 덜어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그렇다면 외국인과 기관 큰손들은 에코프로 형제의 상승을 계속 외면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2월에는 포지션이 조금 달라집니다. 
 
외국인은 2월 중에 에코프로비엠을 대량으로 순매수했습니다. 2월 한 달 순매수한 금액이 2779억원입니다. 
 
다만 주식을 사들인 기간이 길지 않습니다. 에코프로비엠의 외국인 지분율은 1월말 9.37%에서 2월21일 12.01%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2월9일 11.86%까지 지분율이 증가한 후 매수세가 눈에 띄게 둔해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후로 조금 더 늘어나긴 했으나 매수세는 잦아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에코프로비엠 주가가 15만원에 들어선 후 매도세로 돌변했습니다.
 
기관은 외국인보다 한 발 먼저 서둘러 12만원대부터 주식을 팔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기관은 2월에도 순매도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됩니다. 두 종목을 순매도한 규모가 각각 2200억원을 넘습니다. 
 
외인·기관 관심은 반도체로
 
큰손들은 에코프로 형제를 팔고 삼성전자를 매수했습니다. 외국인은 2월에 1조1057억원, 3월에는 8411억원 총 1조1057억원어치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였습니다. 삼성SDI도 2월 3752억원, 3월 3203억원을 매수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2월에 3144억원을 순매수한 후 3월에 6413억원을 순매도, 매도한 금액이 조금 더 많습니다. 기관도 3월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매수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큰손의 매매현황과 주가를 분석하면, 이번 두 종목의 고공행진에 처음 불을 댕긴 것은 외국인이 맞지만, 어느 정도 상승한 후에 차익을 실현하고 개인에게 주식을 떠넘긴 꼴이 됐습니다. 외국인과 기관은 두 종목의 지분율을 랠리 이전 수준으로 줄인 상태입니다. 
 
결과적으로 2월 중순부터 두 종목을 과매수 구간으로 끌고 간 주체는 개인입니다. 이날 유진투자증권이 에코프로비엠의 목표주가를 현재가보다 낮은 20만원으로 산정한 리포트를 발행, 사실상 매도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털엔 문제가 없고 전망도 긍정적이지만 주가가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미래 이익을 반영해 이를 검증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3월29일 현재 에코프로비엠의 대차잔고는 2조8817억원, 에코프로는 1조2231억원, 엘앤에프는 1조1090억원 규모에 달합니다. 지난 한 달간 에코프로비엠에 집중된 공매도 거래금액은 1조4241억원, 에코프로는 5789억원입니다. 주식시장을 통틀어 가장 많습니다. 엘앤에프도 4244억원으로 공매도 4위에 올라 있습니다. 
 
유진투자증권을 제외한 증권사들은 두 종목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무응답이 사실상의 의견으로 해석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2차전지 주식 랠리는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위태한 모양새입니다. 이보다는 큰손들이 어디에 관심을 두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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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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