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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진

손해보며 달리는 마을버스…"더는 못 견뎌"

"적자 운행 이어져 운행 중단 위기…요금 인상해야"

2023-04-10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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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동진 기자] 서울시 마을버스 운수회사들이 승객 감소와 유류비 등의 상승으로 적자 운행이 이어져 운행 중단 위기에 처했다며 요금 인상과 재정 지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당초 이달 대중교통 요금 일괄 인상을 예고했으나 윤석열대통령이 2월 15일 비상경제 민생회의에서 공공요금의 안정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요청하자 잠정 연기했습니다. 마을버스 회사들은 코로나19 이후 누적된 적자로 이번 요금 인상에 희망을 걸었지만 망연자실한 상태입니다.
 
마을버스 적자운영으로 기사 이탈…배차 시간 늘기도
 
시내버스는 준공영제로 서울시가 운송적자를 모두 보전해주는 반면 마을버스는 민영제로 운송적자의 상당부분을 업체가 부담해야 해 사업주들은 그동안 대출 등으로 회사를 유지해 왔습니다. 적자가 이어지자 월평균 임금도 시내버스 439만원, 마을버스 291만원으로 격차가 벌어지며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마을버스 기사들이 배달, 퀵 서비스 등으로 많이 이탈했다"고 호소했습니다. 
 
마을버스 운전기사 수급난은 마을버스의 배차 시간에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2019년 3500여명이던 서울시 마을버스 운전기사 수는 2022년 2800명대로 줄며 '차는 있는데 운행할 사람이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업체별 보유 차량 대비 운행률은 평균 70% 이하로, 마을버스 배차 시간은 평균 1.5배에서 2배 증가했고 최대 20분 간격으로 배차시간이 늘어난 노선도 존재해 시민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습니다. 
 
요금 인상 요구 현수막 건 마을버스 (사진 = 정동진 기자)
 
4년간 유류비 인건비 올랐으나 지원금 기준 제자리
 
마을버스 운송조합은 서울시의 운송원가 책정액 또한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4년간 유류비와 인건비 등 운송원가가 대폭 상승했으나 서울시가 이를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서울시가 마을버스에 재정지원을 하는 기준은 마을버스 한 대당 하루 수입 45만7040원으로 이 기준에 미달하는 버스에 대해서는 21만 원 한도 내에서 손실을 보전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력난으로 배차간격이 늘어나자 이마저도 85% 수준인 17만8500원만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마을버스 운송조합은 "서울시가 책정한 45만7040원은 4년 전 적용한 운송원가를 그대로 적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서울시만 8년간 마을버스 요금을 동결하는 등 환승 시스템의 적자를 민간운수회사에 떠넘기며 업체들을 고사시키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문현 서울특별시 마을버스 운송조합 이사장은 대중교통의 완전한 환승체계가 갖춰지기 위해서는 마을버스, 시내버스, 지하철이 연결되어야 한다며  "(마을버스는) 대중교통의 시작과 끝을 담당하는 실핏줄과 같은 존재"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코로나 시기에는 마을버스 회사들이 은행 대출이라도 됐었는데, 현재는 90% 이상이 자본 잠식이 돼 사채까지 쓰고 있는 상황"이라며 마을버스 요금 인상과 서울시의 지원을 촉구했습니다. 
 
서울시 "재정지원 확대 노력해왔다…하반기 요금인상 목표"
 
서울시는 "마을버스는 준공영제가 아니라 등록제, 민영제다 보니 원칙적으로는 (서울시가) 적자 100%를 보전할 의무는 없지만 환승 체계 내 대중교통 서비스이기 때문에 지원을 하는 것"이라며 "2019년도에 190억 지원하던 것을 작년에 495억으로 증액한 것은 시 입장에서 충분히 (재정지원) 확대에 대한 노력을 쏟은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시는 이어 "마을버스만 단독으로 요금을 인상할 수는 없다"고 설명하며 하반기를 목표로 대중교통 인상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서울특별시 마을버스 운송사업조합 (사진 = 정동진 기자)
 
정동진 기자 com2d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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