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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진

끝나지 않은 코로나의 고통

2023-05-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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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동진 기자] 인천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최기성씨는 코로나19 시기를 겪은 경험담을 ‘추접스러운 이야기’라고 표현했습니다. 코로나19 시기 22시로 제한된 영업시간은 술집을 운영하는 그에겐 치명적이었습니다. 가게 월세는 9개월이 밀렸습니다. 단골손님들의 권유로 시작한 코인 투자는 그의 유일한 희망이었습니다. 그러나 최 씨에게는 작은 운마저 따르지 않았습니다. 결국 그는 법원의 파산 선고를 받았고, 집이 경매에 넘어갔습니다. 그렇게 그의 처절한 사투는 끝이 났습니다. 하지만 고통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 씨는 “스스로 잘못된 선택을 한 부분도 있지만, 장사를 하다 말아먹은 것이 범죄는 아니지 않느냐”며 울분을 토했습니다. 그는 소위 말해 많이 배운, 리더라고 하는 사람들이 자신과 같은 사람들의 삶을 지탱할 수 있게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박현근 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장은 지난 3년간의 코로나19 상황을 ‘누군가는 횡재를 했고, 누군가는 날벼락을 맞았다’고 표현했습니다. 예측 불가능한 전대미문의 상황이 이익의 균형을 무너뜨렸다는 것입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익의 균형을 맞추는 역할은 국가와 정부의 몫입니다. 정부는 자영업자들에게 코로나19의 고통을 감내하라고만 할 것이 아니라 제도를 통해 적극적으로 사회적 정산에 나서야 합니다. 현 상황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통해 청구서를 제시할 수 있는 것은 정부뿐이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한 방송사는 ‘국가가 왜 있나?’라는 화두를 던진 적이 있습니다. 국가는 각 개인이 예측되지 않은 재난에 휩쓸리지 않도록 예방함은 물론 피해를 입은 국민들의 일상회복을 도와야 합니다. 하지만 정부는 세월호, 이태원 참사 등 개인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버린 사건들에 대해 매번 충분한 책임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자영업자들에게도 지난 코로나19 3년은 그야말로 ‘재난 상황’ 이었습니다. 정부가 다중채무로 고통받고 있는 수많은 자영업자에 대한 적절한 대책을 내놓아 악몽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전국의 수많은 ‘최기성’들이 평범한 일상을 찾을 수 있길 기원합니다. 
 
 
서울 중구 명동 한 건물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 = 뉴시스)
 
정동진 기자 com2d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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