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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서

정부는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라지만…

일본, 오염수 방류 이후 WTO 제소 가능성…정부 내에서도 '불안감' 감지

2023-07-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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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대응 정부 합동 브리핑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 박구연 국무조정실 1차장, 방 국조실장, 박성훈 해양수산부 차관, 오영주 외교부 2차관, 권오상 식품의약품안전처 차장.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후쿠시마 오염수 안전 자체 검토보고서를 발표한 정부가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 입장을 연일 강조하고 있습니다.  국민을 안심시키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일본이 후쿠시만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 해제를 위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됩니다. 문제는 정부가 오염수는 안전하다고 하면서 동시에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은 금지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이면서, 논리가 꼬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의 방한 이후, 정부는 연일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강조하는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이 국내 일부 언론과 진행한 개별 인터뷰에서 오염수를 안전하게 처리해 방류하면 후쿠시마산 수산물을 섭취해도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말했는데, 이 발언이 국민 불안감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로시 “오염수 안전하다면 후쿠시마산 수산물도 오염없어”
 
정부는 카드뉴스까지 제작해 진화에 나섰습니다. 박구연 국무1차장은 12일 오전 “정부는 국민의 우려가 많고 틀린 정보에 노출되기 쉬운 대표적인 10가지 이슈를 모아 카드뉴스(자료집)을 제작했다”며 “이번 주 중으로 동사무소, 대한민국 공식 홈페이지 등을 통해 배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오염수 방류 시 천일염이 오염돼 국민 건강에 위협을 주는 것 아닌가요’와 같은 우려에 정부가 “천일염 오염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설명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박 차장은 지난 10일에도 “윤석열 대통령이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은 절대 없다고 몇 번 강조했고, 정부도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예 팩트(사실)로 믿어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라파엘 그로시(왼쪽)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지난 4일 일본 도쿄의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IAEA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종합보고서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일본의 WTO 제소 의식?…해명 거듭하는 정부 
 
불안감은 여전합니다. 정부 내에서조차 우려 섞인 발언이 나오는데요. 관련 부처 한 관계자는 “2019년에 WTO에서 최종 승소하기까지 정부가 정말 많이 노력했다”며 “만약 일본이 2019년과 상황이 바뀌었다며 다시 제소하면, 정부가 최근 낸 보고서나 발언 등이 도마 위에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일본은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한 50여개국 중 한국만을 상대로 2015년 5월 WTO에 제소했습니다. 1심에서는 후쿠시마산 수산물이 다른 지역 수산물보다 위험하다는 과학적 근거가 인정되지 않아 패소했는데요. 2심에서는 한국이 승소하면서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를 유지할 수 있게 됐습니다. 1심에서 패소한 정부가 전략을 바꿔 후쿠시마 인근의 위험성을 증명하면서, 이 지역의 수산물 역시 위험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쳐, 타당성을 인정받은 겁니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 7일 낸 자체 검토 보고서에서 ‘오염수는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정부의 기존 주장을 스스로 허무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안전기준에 부합한 오염수를 방류하기 때문에 후쿠시마산 수산물 역시 안전하다는 논리가 성립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도 이를 의식한듯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금지 문제와 관련, 다양한 논리를 펼치고 있습니다. 찬찬히 들여다보면 WTO 분쟁을 염두에 둔 듯한 논리입니다.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를 거친 오염수가 안전기준에 부합하다는 것이지, 처리되지 않은 오염수나 후쿠시마 앞바다가 안전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또 일본의 방류 계획에 찬성·반대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보류’하기도 했는데요. 만약 정부가 일본의 방류 계획에 찬성하게 될 경우, 기존 WTO 판결 자체를 뒤집을 좋은 명분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주시 조천읍 함덕 어촌계와 선주회원, 해녀회원, 제주도 연합청년회 등으로 구성된 '내가 이순신이다 제주본부' 관계자들이 지난 6일 오전 함덕리 정주항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를 외치며 바다로 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문제, 한국 손 떠나나
 
국제통상법 전문가인 송기호 변호사는 <뉴스토마토>에 “일본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이후에 WTO에 한국이 과학적으로 위험성을 분석하지 못하면서 2013년 수입금지 조치를 유지하고 있다고 제소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에 낸 정부의 자체 보고서는 ‘오염수는 안전하다’는 일본의 주장에 손을 들어주는 것이라, 반대 근거로 제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송 변호사는 “방류 전에는 일본이 한국 내 여론을 신경써야 하기 때문에 제소하지 못하겠지만, 그 이후에는 노골화될 수 있다”며 “안전·환경 문제를 우리가 주체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일본의 결정에 끌려다니게 한 꼴”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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