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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밀착이 한반도에 위험한 이유

2023-08-03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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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6일 전승절 70주년을 맞아 방북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을 접견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북한의 제70주년 전승절 행사에서 주목된 건 러시아와의 밀착이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혈맹인 중국보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과 더 많은 단독 행사를 함께했습니다.
 
코로나19로 국경을 닫았던 북한이 전승절을 계기로 중국과 러시아에 국경을 개방하면서 본격적인 대외 행보에 나섰다는 평가인데, 주목할 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 국방장관이 북한을 직접 찾았다는 겁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러시아가 사용하던 북한제 무기를 우크라이나군이 빼앗아 사용 중이라고 보도하며 사진까지 공개한 바 있는데요. 이번 쇼이구 장관의 방북 역시 무기 거래를 위한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입니다. 
 
그런데 이번 전승절 행사에서 북중러 밀착은 단순히 북한과 러시아가 무기 거래한 것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전승절 행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한반도 위기가 찾아오고 있습니다.
 
우선 첫 번째, 중국과 러시아 고위급 인사는 열병식에 참가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신형 무인기·핵어뢰 등 북한의 무기들을 참관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개발은 안보리 결의 위반 사항인데, 중국과 러시아가 사실상 이를 용인했다는 겁니다. 이를 통해 북한은 제재 강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무기 개발에 강력한 뒷배를 얻은 겁니다. 
 
두 번째는 북한의 경제입니다. 북한의 국가전략은 크게 2가지로 나뉩니다. 경제건설과제와 핵무력건설 과제인데, 대북제재 이후 북한의 경제는 크게 무너지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 중입니다. 경제에 위기를 느끼면서도 북한은 핵무력 건설과제를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들은 세계 비핵화 실현 전까지는 핵무력의 질량적 확대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러시아와의 접촉면을 늘리면서 북한의 경제가 숨통을 틀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이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특수로 이미 시작됐습니다. 이미 북한과 러시아는 물밑에서 불법적으로 무기 거래를 하고 있습니다. 또 최근 북한의 주요 석탄 항구에 대형선박 18척이 드나든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대북제재를 위반한 모종의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는 정황입니다. 특히 북한은 접경지역 세관에 교역 준비를 철저히 하라는 지시문을 내려놓은 상황입니다.
 
세 번째는 두 번째부터 이어지는 문제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정상회담을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이는 북한과 러시아에도 적용이 가능합니다. 북한 노동자들이 러시아 재건 사업에 투입되면 북한은 외화를 벌어들이고 추가적으로 러시아로부터 원자재를 조달받고 과학기술까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북한은 경제력을 기반으로 핵무력 강화를 꿈꿀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러시아의 유엔제재 위반이 전제돼야 하고, 북러교역이 북한 무역의 5%도 되지 않는 만큼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현 정부는 한미일 대 북중러 대결구도를 더욱 고착화시키고 있습니다. 이번 전승절에서도 드러난 것처럼 중국과 러시아는 한미일에 대항해 북한과 군사협력을 더욱 강화시키고 있습니다. 또 중국과 러시아가 한미일에 대한 보복조치로 대북지원을 강화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대북제재의 고리가 약해져 북한의 군사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통일부의 대북 대화·교류·협력 기능을 사실상 폐지했습니다. 한반도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강대강 대립은 해법이 아닙니다. 지금이라도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북한을 설득하고 대화에 나설 때입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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