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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부패 총괄기관?

2024-06-12 15:03

조회수 :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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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를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1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 탑승하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 국빈 방문을 위해 10일 오전 이른 시간 출국한 김건희 여사. 
 
같은 날 오후 5시 30분 국민권익위원회의 1분 30초짜리 브리핑. 참여연대가 지난해 12월 윤 대통령과, 김 여사, 그리고 명품가방을 건넨 최재영 목사를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권익위에 신고한 지 6개월 만의 결과 발표였습니다. 이마저도 법상 처리 기한인 90일을 넘겨 내려진 결정이었습니다.
 
최근 들어 정치권에는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그런데 권익위는 대통령 내외 관련 사건을 출국 직후에서야 발표했습니다. 10일 오전 10시에도 권익위의 브리핑이 있었는데, 굳이 시간을 미뤄 오후에서야 발표한 겁니다. 대통령 내외의 순방 '꽃길'을 깔아줬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발표 시점보다 중요한 건 내용입니다.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브리핑에서 "대통령 배우자에 대한 청탁금지법상 공직자 등의 배우자에 제재 규정이 없기 때문에 종결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의 배우자에 대해서도 직무 관련 금품 수수를 금지하지만, 제재 조치는 규정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입니다.
 
권익위원회는 '반부패 총괄기관'입니다. 국가청렴위원회에서 출발한 권익위는 '부정부패 없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활동합니다. 하지만 대통령 내외에 '면죄부'를 준 이번 발표는 권익위의 존재 의미를 의심케 만듭니다. 
 
일각에서는 "이제부터 고위공직자의 배우자에게 뇌물을 줘도 직무 관련성이 없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권익위가 인정한 것"이라는 비판까지 내놓습니다.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과정은 명확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영상도 있죠. 그렇다면 고위공직자 배우자들도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과정을 참고하면 되는 걸까요.
 
권익위 홈페이지를 살펴봤습니다. 권익위 '부패방지 자료실'에는 '청탁금지법'을 자세히 설명하는 청탁금지법 해설집이 있습니다. 올해 업데이트 된 2024년도 청탁금지법 해설집인데, 구체적인 적용범위와 함께 사례까지 세세하게 담겨있습니다.
 
해설집 146페이지에는 '배우자의 금품 등 수수 금지 관련' 구체적 사례를 언급합니다. 내용을 보면 '지방자치단체장(시장) A의 초등학교 동창인 건설업자 B는 현재 A의 지방자치단체가 추진 중인 체육관 건립공사 입찰에 참여한 상태인데, 사회복지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A의 배우자 C가 주최하는 '사회복지시설 후원인의 밤 행사'에 참여해 300만원의 후원금을 낸 경우'인데요. 
 
권익위는 위의 사례에서 시장 A가 자신의 배우자 C가 시장 A의 직무와 관련해 건설업자 B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사실을 알면서도 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시장 A도 이익을 취득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보아 수수했다고 볼 수 있으며 배우자 C가 건설업자 B로부터 받은 후원금이 형사처벌 기준인 1회 100만원을 초과해 시장 A는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고 해석합니다.
 
A를 윤 대통령으로, B를 김 여사로, C를 최 목사로 바꾸면 현재의 상황과 다를 바 없습니다. 대통령은 곧바로 신고하지 않았고, 언론에서 문제제기가 되자 '대통령 기록물'로 보관했다는 이상한 해명만 내놨습니다. 그럼에도 권익위는 자신들의 해설집을 뒤집은 '종결' 결론으로 대통령 내외에 '면죄부'를 줬습니다. 스스로 존재 의미를 내던진 권익위가 '반부패 총괄기관'이라는 간판을 걸어도 되는 건지 의문이 듭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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