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일어난 전기차 화재 사고로 '전기차 포비아'란 말이 생겨났습니다. 말 그대로 전기차에 대한 공포심인데요. 전기차 화재 위험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반영됐죠.
실제로 전기차는 화재가 나면 내연기관차 보다 위력이 큽니다. 전기차 화재로 우려되는 건 배터리 '열폭주'입니다. 배터리팩이 손상되면 내부온도는 1000도까지 치솟습니다.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소프트웨어가 배터리 온도가 높아지지 않게 관리하는 역할을 하지만 배터리에 손상이 발생하면 무용지물입니다.
지난 2일 오전 인천 서구 청라동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차량들이 전소돼 있다.(사진=뉴시스)
지상에 전기차 충전소를 둬야 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내연기관차 대비 소수인 전기차 운전자를 위한 특혜 시비도 있어 쉽지 않죠.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9년 7건에 불과한 전기차 화재는 지난해 72건으로 10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이 중 9건은 충전 중에, 27건은 주차된 상태에서 화재 사고가 났습니다.
제조업은 물량이 급속히 증대되는 시점에 제조 불량 등에 따른 품질 이슈로 이러한 과정을 겪습니다. 배터리는 화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파급 효과가 큰 것 같습니다.
지금은 누구나 쓰는 스마트폰도 매일 화재가 발생해 안전성을 의심하고 화제가 되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화재로 인해서 휴대전화가 다시 유선전화로 돌아가지 않았던 것처럼 전동화도 탄소중립을 위한 반드시 오는 미래라고 생각하고 이 성장통을 잘 극복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없애야 합니다. 전기차 제조사들은 기본적으로 3단계로 안전하게 관리를 합니다.
차량과의 협조제어를 통해서 충전상태가 안전한 영역에서 주행하고 충전될 수 있도록 최적 제어를 하죠. 혹시나 차량과의 협조제어가 문제가 있다고 하면 BMS에서 '더 이상 배터리를 충전할 수 없는 상태니까 충전을 하지 마라'던지 '충전전류를 줄이던가'라는 능동 보호를 합니다.
최후에는 어떤 제어적인 명령과 무관하게 물리적으로 전원을 차단시키는 수동 보호 조치를 하게됩니다. 집에서 에어컨이나 전기제품들을 과하게 쓰면 두꺼비집이 내려가는 것과 동일한 현상이죠.
최근 지하주차장 진입 금지 등 극단적인 대응을 하고 있는데 이는 오히려 전기차 공포심만 키울 뿐입니다.
배터리 산업은 전문성, 매뉴얼화 될 수 없는 노하우, 근면성을 동시에 요구하기 때문에 여전히 우리나라를 포함해 아시아 소수의 배터리사만이 글로벌 스탠다드의 품질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번 화재를 계기로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산업 경쟁력을 키워야합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