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양지윤

LG디스플레이 "삼성측, 명예훼손 맞고소할 것"

"사과는 오히려 우리가 받아야..객관적 진실 밝힐 것"

2012-07-16 15:56

조회수 : 3,009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LG디스플레이가 16일 삼성디스플레이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도 이날 오전 브리핑을 열고 LG디스플레이에 대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혀 기술 유출을 둘러싸고 양사의 대립이 민사소송으로 확대될 움직임이다.
 
LG디스플레이(034220)는 이날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브리핑을 열어 "대형 발광다이오드(OLED) 분야에서 LG가 앞선 기술로 인정 받고,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시점에서 경쟁사가 소비자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불어 넣으려고 한 것에 대해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회사와 임직원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판단해 적절한 시점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삼성디스플레이 측에서 언론배포 자료 등을 통해 진행중인 사항에 대해 확정된 범죄인 양 호도했다"며 "'LG디스플레이가 OLED 기술 개발에 실패했다', '조직적으로 인력을 유인했다'라는 등 사실과 다른 악의적인 정보를 언론에 제공해 검찰 수사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지속한 것을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수원지방검찰청 형사4부는 지난 13일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TV용 핵심기술을 빼돌린 LG디스플레이 전무 등 임직원 4명과 LG 협력사 임원 1명을 비롯해 전 삼성디스플레이 연구원 6명 등 총 11명을 산업기술유출방지법 및 영업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검찰의 기소 범위가 경찰에서 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것보다 축소됐다고 지적하며 검찰 수사결과 관련자들의 범죄 성립 가능성이 없다고 본 것이라고 주장했다.
 
LG디스플레이 측은 "검찰 기소에서 LG디스플레이의 인사팀장이 제외됐으므로 인력 부당유인을 통한 조직적 기술 유출 시도라는 경쟁사의 주장은 허위임을 검찰이 인정한 것"이라며 "삼성이 주장하는 것처럼 증착 등 OLED 관련 핵심 기술을 가져온 증거도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최근의 주요 영업비밀 사건에서는 관계자들이 대거 구속 기소됐으나, 이번 건은 LG디스플레이측 임직원 중 단 한 명도 구속 기소된 사람이 없다"며 "삼성디스플레이가 사건의 의미, 규모, 심각성 등을 과장하여 비즈니스 측면에서 이용한 것일 뿐, 중대한 사건이 전혀 아님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는 검찰의 조사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명했다. LG디스플레이 측은 "업계나 시장에 널리 알려진 수준 정도의 경쟁사의 동향을 영업비밀이라고 해 기소한 것은 치열한 비즈니스 세계의 경쟁 현실을 외면한 처사이자 부당한 결정"이라고 검찰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방수 경영지원그룹 전무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자사 경영진에게 사과를 촉구한 것에 대해 "우리가 오히려 사과를 받아야한다"며 "LG디스플레이가 책임질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 전무는 이어 "LG디스플레이와 방식 자체가 완전히 다른 경쟁사의 기술은 필요하지 않다"며 "향후 재판과정에서 기소사실의 문제점을 밝히고, 객관적인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래는 이방수 LG디스플레이 전무와 기자들의 질의응답 내용이다.
 
-경쟁사가 기술 유출을 했다고 주장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검찰과 경찰이 몇 달동안 수사했으나 구체적인 증거가 없었다. 경쟁사의 주장처럼 OLED 기술 유출에 대해 경찰이나 검찰이 구체적인 정보 찾지 못했다. LG디스플레이의 협력사인 '야스' 조찬 모임에서 삼성 방식의 증착기에 대해 브리핑 한 것일 뿐이다. 이것이 영업비밀인지는 법원에서 따져봐야 한다. LG가 수집한 정보는 업계 동향, 미래 시장 예측 등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는 정도였다. 삼성 주장 처럼카톡, 메일로 주고받는 수준이라면 그 기술 수준이 어느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측에서 기술유출을 주장한 것에 대한 입장은?
 
▲우리는 삼성의 기술이 필요없다고 누누히 강조했다. 소형 TV는 LCD로 가겠다고 이미 발표했다. 소형 OLED TV는 경제성, 해상도 측면에서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우리도 소형 OELD TV 기술이 없지 않다. 단지 쓸모가 없을 뿐이다.
 
-삼성디스플레이를 그만 둔 조씨를 야스에 취업시킨 이유는?
 
▲조씨는 회사를 그만두고 헤드헌터 업체를 통해 몇 군데와 접촉을 하고 있었다. 헤드헌터 업체를 통해 인사팀장이 만나보니 좋은 인력이라고 판단했다. 업계 관행상 전직 기간 동안 입사시킬 수가 없어 야스를 소개해준 것이다. 우리가 필요하지 않은 삼성의 다른 기술을 개발하는 사람이었고, 전직 기간 끝나기 전에 사건이 불거진 것이다.
 
-어떤 기술을 연구하는 사람인가?
 
▲기술 동향 파악을 총괄하고 있었기 때문에 구체적인 기술을 요하지 않았다.
 
-앞으로 조씨를 고용할 계획인가?
 
▲고용할 것이다. 우리 회사에 들어오려다가 삼성이 딴지를 건 것이기 때문에 직원들을 보호해야 한다. 조씨처럼 우수한 인력이 외국으로 빠져나가면 손해다. 중국, 대만을 비롯해 일본은 연합전선을 구축해 따라오고 있는데, 우리는 경쟁사끼리 헐뜯기를 하면서 발목을 잡고 있다. 글로벌 기업으로서 바람직하지 않다. 기술이나 고객을 놓고 본질적인 경쟁해야 하는데, 자존심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는 점이 안타깝다.
 
-검찰의 공소장 공개는 어떻게 이뤄진 것인가?
 
▲검찰이 공소장을 공개한 것 아니다. 우리도 백방으로 공소장 확보를 위해 수소문했지만 결국 못 구했다. 삼성이 공소장을 확보한 것은 능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사법연수원 14기부터 24기까지 검찰 출신들이 법무팀에 90명 정도가 있다는 얘기도 들리더라. 우리는 부당하고 억울하다.
 
-삼성디스플레이 측에 사과할 용의는 없나.
 
▲우리가 사과 받아야 한다. 수원에서 경찰, 검찰 조사를 다 했다. 수원에서 경찰 발표를 할 때도 우리는 따로 연락을 받지 못했다. 이런 사정에 비춰볼 때 우리가 굉장히 불리한 입장에서 조사 받았다고 생각한다.
 
  • 양지윤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