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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애

"간첩검거 도왔으니 보상금 더 달라고 소송..항소심도 기각"

법원 "간첩 검거로 국가가 얻은 이익은 무형적 이익에 불과해"

2012-10-1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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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간첩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50대 남성이 포상금을 더 달라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서울고법 민사26부(재판장 이균용)는 필리핀에 체류 중이던 ‘직파간첩’ 정경학을 국내로 유인해 검거에 기여한 김모씨가 '간첩 검거에 따른 국가가 얻은 이익은 200억원에 달하는 만큼 일부인 3억원을 달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심대로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재판부는 "국가가 간첩 체포를 통해 얻은 안보이익은 무형적, 추상적 이익이므로 재산상 이득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이를 금액으로 환산해 반환해 달라는 소송을 낼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국가정보원의 협조 요청에 김씨가 스스로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협조한 것으로 보이는 점, 간첩을 유인하는데 필요한 비용과 상금 명목으로 1500여만원을 지급한 점 등에 비춰볼 때 국정원이 직원을 남용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공기업을 그만둔 뒤 필리핀 이주를 결심한 김씨는 2005년 12월 인터넷상에서 이주 정보를 찾다가 지인으로부터 '켈톤 가르시아 오르테가(켈톤)' 라는 사람을 소개받았다. '켈톤'은 북한이 필리핀에 직접 파견한 간첩 정경학이었다.
 
이듬해 1월 국정원 직원이 김씨를 찾아와 "당신과 만난 사람이 간첩이니 한국으로 유인해 달라"고 부탁하자 김씨는 수사에 협조하기로 했다. 김씨와 친분을 쌓은 켈톤은 2006년 7월 귀국했고, 국정원은 숙소를 급습해 켈톤을 체포했다.
 
이후 정경학 검거 공로를 인정받은 국정원 직원들은 포상금 7000만원과 보국훈장 등을 받았지만 김씨는 1550만원밖에 받지 못했다. 국가 보안유공자 상금 지급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김씨가 받을 수 있는 돈은 당시 최고 1억원이다.
 
이에 김씨는 "국정원이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면 안 된다'는 국가정보원법 11조를 어기고 자신을 이용해 부당 이득(간첩 검거)을 올렸으니 마땅히 자신에게 그 이익을 돌려줘야 한다"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심에서 패소한 김씨는 청구금액을 43억원으로 금액을 줄여 항소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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