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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규

LG '화질' 선공에 삼성 '스마트' 반격

삼성-LG, 차세대 TV 주도권 놓고 치열한 '노선경쟁'

2013-02-19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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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세대 TV시장 주도권을 놓고 노선 경쟁에 돌입했다. 대내외 경기침체로 업황이 불투명한 가운데서도 양사는 스마트TV와 UHD(초고화질) TV, 올레드(OLED) TV 등 신제품을 대거 쏟아내며 시장 선도자로서의 기술력을 뽐냈다.
 
세계 TV 시장 석권을 향한 양사의 행보는 비슷하면서도 확연한 차이점을 나타냈다. 우선 7년 연속 세계 1위를 수성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지난 2011년 스마트TV를 처음으로 선보인 이후 줄곧 스마트 기능 강화에 역점을 둬왔다. 세계 정상의 자리에 올라선 만큼 TV 본연의 기능인 화질에서는 이미 검증됐다는 자신감이다.
 
19일 삼성전자는 서울 서초사옥에서 2013년형 전략 스마트 TV 신제품을 대거 공개했다. 삼성은 올해 총 16개 시리즈 70여개 모델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지난 14일 LG전자가 먼저 OLED TV를 시장에 출시하며 체면을 구긴 상황에서 삼성은 사용자 환경(UI)을 대폭 강화한 스마트TV 'F8000'과 '에볼루션 키트', 85인치 UHD TV 'S9' 등을 공개했다.
 
올해 삼성전자의 최대 전략 제품인 F8000은 쿼드코어 CPU를 탑재해 스마트폰에서나 가능한 실행속도와 멀티태스킹, 모션인식 등을 구현하고 있다. 여기에 진일보한 운영체제(OS)를 바탕으로 다양화된 콘텐츠 허브,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 등 소프트웨어 부문에서도 향상된 면모를 드러내며 LG전자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 삼성전자가 가장 강조한 제품 중의 하나는 에볼루션 키트였다. TV를 최신 사양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에볼루션 키트는 삼성 특유의 막대한 연구·개발(R&D) 인프라와 하드웨어 경쟁력 등을 기반으로 한 일대 혁신으로 꼽힌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장(부사장)이 "삼성전자 스마트TV의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경쟁력은 간단히 (경쟁사가) 쫓아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기술과 투자 등의 문제가 연관돼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낼 정도.
 
반면 LG전자는 '꿈의 화질'로 불리는 OLED TV를 중심으로 11개 TV 시리즈를 선보였다. LG전자는 올해 신제품 콘셉트로 '궁극의 화질'을 내세우는 동시에 그간 단점으로 지적돼 왔던 스마트 기능도 일정 부분 강화했다.
 
LG OLED TV의 가장 큰 강점은 LG 고유의 'WRGB 방식'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을 적용해 최고의 화질을 구현해 냈다는 점이다. WRGB 방식은 기존 'RGB 방식'에 적용하던 RGB(레드, 그린, 블루) 픽셀에 W(화이트) 픽셀을 추가, 4컬러 픽셀로 색표현 범위가 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OLED 패널의 기술적 한계였던 수율 문제 극복에 있어서도 경쟁사 삼성전자를 따돌릴 수 있었던 비결로 평가받는다.
 
또 LG전자 울트라HD TV는 대화면을 기본으로 풀HD(1920×1080)보다 4배 높은 울트라HD(3840×2160) 해상도로 실물에 가까운 현장감을 제공한다. LG가 자신감을 내보였던 시네마 3D 기술도 탑재해, 깊이감을 구현해냈다. 이와 함께 화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IPS 패널 탑재 제품을 확대해 '화질=LG' 공식을 이어간다는 게 LG 측의 설명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삼성과 LG가 세계 TV 시장의 중요한 두 개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특유의 브랜드 파워를 중심으로 고가형부터 저가형까지 다양한 포트폴리오(라인업)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 선도 제품에만 매달리는 LG전자의 도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현재로서는 지배적이다.
 
아울러 지난해 스마트TV 시장은 전용 콘텐츠와 애플리케이션을 확보하는 등의 소프트웨어 강화 기반 아래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콘텐츠 등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아직 UHD나 OLED TV의 보편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당장 TV의 활용성이 극대화되는 스마트 기능에 무게감을 두는 이유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도 화질에 대한 패러다임은 OLED, UHD TV가 이끌고 나갈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까지는 상징적인 수준에 불과하며 현실적으로 개별 업체들의 매출에 직결되는 건 중저가 TV 시장"이라며 "제품 포트폴리오가 다양한 삼성이 시장성 측면에서 앞서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19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신제품 출시 행사에서 삼성전자 스마트TV 전속 모델 현빈이 2013년형 에볼루션 키트를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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