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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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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물급' 임종룡 회장, 농협금융 구원투수될까

농협 신경분리 주도한 경험..예산·인사권 독립 기대

2013-06-1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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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임종룡 신임 회장이 이끄는 농협금융지주 체제가 11일 닻을 올렸다. 임 회장은 국무총리실 실장까지 지낸 '거물급' 모피아여서 실타래처럼 얽힌 농협금융지주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라는 기대가 적지 않다.
 
임 회장은 이날 취임식을 갖으면서 당장 농협금융의 독립경영을 확보해야하는 과제를 받았다.
 
농협금융은 중앙회가 100% 출자한 회사로 타 금융지주사와 성격이 다르다. 농협금융 회장의 지위도 농협중앙회 회장과 전무이사 아래에 위치한다.
 
전임자인 신동규 전 회장도 임기 1년을 앞두고 "대주주인 중앙회에 권한이 다 있어 금융지주 회장으로서는 한계가 있다"며 최원병 농협중앙회장과의 갈등을 이유로 자리에서 물러났었다.
 
그만큼 금융지주 지분을 중앙회가 100% 보유한 상황에서 독립적 권한을 가져오는 과제가 쉽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사진제공=농협금융지주)
 
이를 의식한 듯 임 회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부당한 외부 경영 간섭은 단호하게 대처해 계열사의 자율적인 경영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중앙회의 예산과 인사 독점 행위를 간과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임 회장은 관료 시절 농협중앙회 사업구조개편(금융과 경제사업 분리)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때문에 농협금융 회장으로서 농협 금융부문의 독립을 마무리 짓는데 적임자라는 평가다.
 
농협금융의 고위 관계자는 "장관급 모피아 영입은 중앙회 권력을 금융지주를 포함한 각 출자사에 분산하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며 "내부직원들 또한 임 회장이 온 것에 대해 반가워하는 눈치"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농협금융 전산시스템의 독립화 작업도 풀어야 할 과제다. 정보기술(IT) 부문 역시 전임 회장이 "IT부문은 농협중앙회의 소관으로 돼 있어 전산 사고가 발생해도 관리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고 불평을 하던 곳이다.
 
실제로 현재 농협금융과 산하 자회사의 전산시스템은 중앙회의 IT부문이 담당하고 있어 농협금융이 IT 업무를 관리할 수 없는 구조다. 농협금융은 오는 2015년 2월까지 중앙회로부터 전산시스템을 분리할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중앙회에서는 자회사들의 전산분리 시점이 연기되기를 내심 바라고 있을 것"이라며 "임 회장 임기내에는 IT분리라는 하드웨어적인 독립을 확보하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 회장도 이날 농협의 IT부문 전산사고에 대해 "사고로 인해 고객의 신뢰 확보에 큰 부담을 안게 됐다"면서 "확고한 IT 체계 구축을 통해 '믿음직한 농협금융을 만드는 일이 주어진 소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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