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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봄이

오피스텔, 예전 수익 기대하단 '큰코' 다쳐

하반기 1만8천실 입주 전망..도시형생활주택, 행복주택과도 경쟁

2013-06-27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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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봄이기자] #경기도 성남시에 오피스텔을 분양받은 A씨는 예상보다 낮은 수익률에 고민이 많아졌다. 대단지, 브랜드 건설사 프리미엄을 기대하고 대출까지 받아 계약 했지만 임차인을 들이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월세 100만원은 충분히 받을 수 있다는 분양업체의 설명과 달리 매달 100만원씩 내려는 임차인은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A씨는 어쩔 수 없이 월세를 60만원까지 낮췄지만 고분양가에 관리비, 세금을 포함하면 수익률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오피스텔을 팔고 싶어도 주변에 잔여 분양 물량이 남아 있어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중산층의 대표적인 투자재 상품인 오피스텔 수익률에 비상이 걸렸다. 상반기 입주물량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었고 하반기 입주물량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상품인 도시형생활주택의 입주 물량도 넘치는 상황이다. 새로운 경쟁상품인 행복주택이 본 모습을 드러내면 오피스텔 수익률은 한번 더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투자 흐름이 '차익형'에서 '수익형' 부동산으로 빠르게 재편되며 안정적인 투자재로 각광받았던 오피스텔은 최근 공급과잉 우려에 경쟁상품이 늘어나면서 약세국면을 지나고 있다.
 
◇오피스텔 분양 제자리걸음, 입주물량 '급증'
 
◇전국 오피스텔 분양물량(왼쪽)과 입주물량(오른쪽) 추이(자료=부동산114)
 
부동산114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전국에서 공급된 오피스텔 분양물량은 1만9723실이다. 오피스텔 공급량은 1만4262실을 기록한 2011년 상반기 이후 꾸준히 늘다 지난해 하반기 2만4758실로 정점을 찍었다. 올 상반기 공급량은 고점대비 5035실 줄었지만 지난해 상반기보다는 313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시장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반면 입주물량은 오름폭이 가파르다. 올해 상반기 전국 오피스텔 입주 물량은 1만4378실로 지난해 상반기 5457실에 비해 8921실 늘었다. 올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3632실 늘어난 1만8010실이 입주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피스텔 매매가 하락세, 전·월세 시장 '주춤'
 
◇오피스텔 반기 가격 변동률 추이(단위:%, 자료=부동산114)
 
오피스텔의 가격변동률도 고점대비 주춤한 모양새다. 2011년 상반기 2%에 가까운 상승률을 보인 매매가는 지난해 하반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올 상반기에도 가격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해 -0.13% 변동률을 기록했다.
 
2011년 상반기 4%에 가까이 오른 전세가도 올 상반기 1.06%로 상승폭이 둔화됐다. 월세가격은 지난해 하반기 매매가 상승률과 함께 동반 하락하다 올 상반기 약간 반등하며 0.14% 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
 
경기침체와 공실 우려감에 투자심리가 위축돼 매매가와 월세는 위축된 반면 전세가는 상대적인 희소성이 부각되면서 비교적 가격 상승폭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오피스텔 수익률 6% 아래로 내려앉아..하반기 약세 지속
 
◇오피스텔 임대수익률 추이(단위: %, 자료=부동산114)
 
올 상반기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2002년 집계 이후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최근 3년간 오피스텔 수익률은 꾸준히 하락하는 흐름을 보였다. 올 상반기 오피스텔 임대수익률은 ▲전국 5.93% ▲서울 5.48% ▲경기 5.95%를 기록해 연 6%대 이하로 내려앉았다.
 
하반기에는 오피스텔뿐만 아니라 도시형생활주택 공급이 확대되면서 수익률 약세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도시형생활주택의 공급과잉과 열악한 주거환경이 문제가 되자 최근 정부가 나서 건축규제를 강화했지만 지난해 상반기 이전 인허가를 받은 곳들은 올해 입주하기 때문이다.
 
◇경쟁재 많아지고 정책효과 미미..선별투자 중요성↑
 
공사 기간이 6개월~1년 정도인 도시형생활주택 인허가물량은 ▲2009년 1688가구 ▲2010년 2만529가구 ▲2011년 9만3859가구로 급증했다. 주차장 요건을 완화하고 건축자금을 2%대 저리로 대출해주자 공급이 쏠린 것이다.
 
지난해 인허가 물량도 12만3949가구로 전년보다 3만가구 가량 늘었다. 올 하반기에는 오피스텔과 함께 도시형생활주택의 초과공급 문제가 시장 화두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전반적으로 수익형부동산의 공실 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행복주택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정부는 우선 오류, 가좌, 공릉, 고잔, 목동, 잠실, 송파 등 시범지구 7곳에 임대주택 1만여가구를 건설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를 포함 지구 지정을 확대해 5년간 모두 20만 가구를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임대료도 시장 가격보다 저렴하게 책정될 것으로 보여 오피스텔의 중장기 수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정책효과도 미미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지난 4.1대책 발표 후 주거용 오피스텔도 전용면적 85㎡ 이하이거나 6억원 이하일 경우 양도소득세 100% 감면 대상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취득세 감면 대상에선 제외됐다. 게다가 양도세 감면 또한 시세차익보다 임대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윤지해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은 "오피스텔 투자자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은 낮추고 역세권과 직주근접, 개발호재가 있는 단지를 중심으로 공실 위험을 낮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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