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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강덕수 지배구조 해체..STX조선 채권단 체제로

출자전환, 무상감자 이후 채권단 지분율 90% 상회

2013-07-11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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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STX조선해양(067250)에 대한 채권단의 경영정상화 밑그림이 베일을 벗었다. 사실상 채권단 손으로 넘어가면서 강덕수 회장(사진)의 그룹 지배구조 체제는 해체 위기에 놓였다. 시장이 예상한 대로다.
 
채권단이 현재 경영정상화 방안으로 논의하고 있는 70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과 지주사 STX(011810)가 보유하고 있는 STX조선해양 지분(30.57%, 2622만4899주)의 대규모 무상감자 안이 실현될 경우 채권단 지분율이 9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주인이 통째로 바뀌게 되는 셈이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사진제공=STX)
STX그룹은 강 회장이 그룹 지주사인 STX를 통해 STX조선해양을 비롯, 국내 계열사와 STX China Shipbuilding Holdings, STX노르웨이AS 등 주요 해외 지주사를 지배하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때문에 STX조선해양이 채권단 체제로 넘어갈 경우 STX조선해양이 절대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STX핀란드와 STX프랑스, STX유럽AS, STX다롄 등 해외 주요 계열사와 강 회장과의 연결 고리가 끊어지게 된다.
 
앞서 채권단이 발표한 STX 구조조정 작업에 대한 큰 틀이 그대로 이행되고 있는 것이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STX조선해양과 STX중공업(071970), STX엔진(077970), 포스텍 등 이른바 STX조선그룹만 회생시키고 나머지 계열사는 시장에서 퇴출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정한 바 있다. 핵심은 STX조선해양.
 
이후 그룹 주요 계열사 중 STX팬오션(028670)과 STX건설은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STX에너지는 일본 금융기업 오릭스에 매각하기로 하는 등 주요 계열사에 대한 정리가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다만 강 회장의 그룹 지배구조가 해체되더라도 경영권은 보장될 가능성이 높다.
 
채권단 내부에서도 출자전환과 무상감자를 통해 대주주의 권한은 채권단으로 승계하되 경영권은 강 회장에게 맡기는 것이 조속한 정상화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채권단 내부인력보다는 전문성이나 효율성 면에서 그 동안 그룹을 이끌어 온 강 회장이 경영을 계속하는 것이 더 낫다는 평가다.
 
또 채권단 입장에서 보면 구조조정 작업이 하루빨리 진행돼 정상화를 앞당기는 것이 자금 회수에도 도움이 된다.
 
이는 강 회장 본인의 의지와도 일치하는 부분이다.
 
지난달 2일 강 회장은 "STX그룹이 회생하지 못하면 수많은 실직자가 생겨나고 협력업체의 줄도산이 예상되는 등 지역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너무 크다"며 "경영권을 포함한 기득권은 모두 내려놓은 채 백의종군의 자세로 조기 경영정상화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업계에서도 당분간은 강 회장이 경영을 맡는 것이 계열사 매각이나 조직개편 등 구조조정 작업을 일관성있게 추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그룹 계열사와 자산 매각이 완료되고 STX조선그룹의 경영이 정상궤도에 오를 경우, 이후 강 회장의 거취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최근 들어 하반기 조선업 회복세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이어지는 가운데 채권단의 STX조선해양에 대한 구조조정 노력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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