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김희주

(분석)美소매업체 '깜짝실적'..소비경기 둔화 우려 걷히나

2013-08-21 16:56

조회수 : 2,629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김희주기자]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한다는 소비경기에 대한 낙관론이 부각되고 있다.
 
지난주 대형 유통업체들의 2분기 실적이 부진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연간 실적전망까지 하향 조정되며 소비경기가 더딘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음을 알렸다.
  
하지만 이번주 내구소비재 중심의 소매업체들이 어닝서프라이즈 실적을 내보이면서 잠들었던 소비심리가 깨어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내구소비재 업종 분기 실적 선방..소비심리 깨우나
 
20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발표된 주요 소매업체들의 분기 실적은 대체로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미국 최대 주택용품 소매업체 홈디포는 2분기(5~7월) 순이익이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 1.21달러를 상회하는 8억달러, 주당 1.24달러를 기록하면서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9.5% 증가한 225억달러로, 전망치 218억달러를 상회했다. 매장 당 매출도 지난해에 비해 10.7%나 증가하면서 1999년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홈디포의 실적 개선은 미국 주택시장 회복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모기지금리 상승에도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주택가격이 오르는 등 주요 지표들이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다.
 
프랭크 블레이크 최고경영자(CEO)는 “경제 위기 당시에는 집에 손대지 않던 소비자들이 점점 수리를 하거나 집을 꾸미는 데 관심을 갖고 있다”며 “주택시장이 살아나고 소비심리가 개선되면서 실적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전자제품 소매업체 베스트바이 역시 2분기 순익이 2억6600만달러(주당 77센트)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의 1200만달러(주당 4센트)보다 20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매업종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행보를 보일 것으로 기대됐던 유통업체 TJX는 2분기(5~7월) 순익이 전년동기대비 14% 증가한 4억7960만달러, 주당 66센트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동일점포 매출은 전년 대비 4% 증가해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 3% 증가를 웃돌았다.
 
◇대형 소매주 실적 부진에 소비경기 둔화 우려도
 
하지만 불과 지난주까지만 해도 월마트, 메이시스, 맥도날드 등 대형 소매주들이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미국 소비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높았다.
 
대형 할인매장 월마트는 2분기(4~6월) 매출이 1169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2.3% 늘었지만 시장 전망치에는 못 미쳤다고 밝혔다.
 
백화점 체인기업 메이시스 역시 2분기(4~6월) 순이익이 예상치 주당 78센트를 하회하는 주당 72센트에 그쳤다.
 
또 패스트푸드 체인기업 맥도날드는 2분기 매출이 70억8000만달러, 주당순익은 1.38달러를 기록해 전문가들의 예상 매출 71억달러와 예상 주당 순익 1.40달러를 모두 하회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같은 더딘 회복세에 소비경기가 확실하게 살아났다고 보기에는 아직 무리라고 지적했다.
 
이에 서스퀘하나 파이낸셜 그룹은 대표적인 소매주인 월마트와 타겟의 투자의견을 ‘긍정적’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다음날 2분기(4~6월)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할인소매점 타겟은 침체기 이후 성장세가 고르지 않았으며 현재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밥 서머스 서스퀘하나 파이낸셜 애널리스트는 “다음달 개강시즌과 연말에 있을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등 기념일에 잠재적인 소비가 있지만 올해 전체 실적 개선에 기여를 할 수 있을 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적·소비지표 혼조에 전망 불투명..연말 소비 늘까
 
다음달부터 연말까지 본격적인 소비 시즌이 시작되는 가운데 소매업계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9월 개강시즌부터 10월 할로윈데이, 11월 추수감사절, 12월에는 크리스마스를 비롯한 연말 쇼핑시즌이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소매주들의 실적이 엇갈린 흐름을 보이는 것과 같이 소비지표들의 방향도 일관되지 않아 혼란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미국 소비지출은 지난 4월 0.2% 감소한 이후 5월 들어 다시 증가세로 전환한 뒤 지난 6월에는 0.5%로 증가폭을 늘려 소득증가세 0.3%를 상회했었다. 
 
지난달 소매판매는 넉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는 데는 성공했으나 전문가 예상치 0.3%를 하회하는 0.2% 증가에 그쳤었다. 
 
◇미국 소비지출 변동 추이(자료출처=y차트)
 
소비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소매업체들이 재고 생산도 꺼리는 추세다. 지난 6월 기업재고는 직전월과 동일한 수준으로,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 재고는 오히려 0.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소매업체들은 개강시즌을 앞두고도 연말 실적 부진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출구전략을 부추기는 노동시장과 주택시장의 회복이 소비심리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도 힘을 받고 있다. 
 
브라이언 존스 소시에테제네랄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노동시장이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돈을 벌게 된 근로자들이 소비를 늘리는 움직임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미국 노동부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월평균 고용자수는 19만2000명으로 지난 2006년 이후 가장 높았고, 지난달 실업률은 7.4%로 4년 7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지난주 발표된 미국 신규 실업수당 4주 이동평균 건수는 33만2000건으로 5년9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택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착공건수가 증가세를 회복하는 등 주택시장의 개선도 소비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배이 랄슨 무디스 애널리스트는 “노동시장과 주택시장의 개선이 미국인들의 소비심리를 자극할 것”이라고 말했다.
 
  • 김희주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