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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보연

재계, '상법개정안' 전면 재검토 요구

2013-08-22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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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경제계가 입법예고 중인 정부의 '상법 개정안'에 대해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기업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지배구조를 강요하는 개정안은 기업들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 등 19개 경제단체는 22일 서울 여의도 KT사옥에서 '상법 개정안에 대한 경제계 공동 건의문'을 내고, 상법 개정안에 대해 강력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전경련은 현재 논의 중인 상법 개정안이 기업들에게 획일화된 지배구조를 강요해 글로벌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찬호 전경련 전무는 "우리 경제는 내수와 수출의 동반부진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법무부가 지난달 17일 입법예고한 상법 개정안은 정상적인 기업의 경영권마저 흔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전무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의 목적은 효율적인 의사결정과 집행을 통해 기업 가치를 극대화 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회사마다 소유구조와 업종, 시장의 경쟁정도 등이 다르기 때문에 지배구조 역시 회사마다 다를 수 있고, 기업마다 각자의 환경에 따라 적합한 지배구조를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현재 입법예고된 상법 개정안은 개별기업의 경영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적 지배구조를 받아들이도록 의무화하고 있다"며 "치열한 글로벌 경쟁시대에 이처럼 손발을 묶고 경쟁하게 하는 것은 치명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찬호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가 22일 서울 여의도 KT사옥에서 '상법 개정안에 대한 경제계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전경련)
 
경제계가 전면 검토를 요구하는 상법 개정안의 내용은 ▲감사위원 분리 ▲집중투표제 의무화 ▲집행임원제 ▲다중대표 소송제도 ▲전자투표제 의무화 등 모두 5가지다. 경제계는 이를 사실상 5대 악법으로 규정, 생존 차원에서 막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사회 구성원 중에서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대주주의 의결권을 3% 이내로 제한하는 '감사위원 분리안'에 대해 경제계는 "경영진을 선임하는데 있어 대주주의 영향력은 대폭 축소되고 2, 3대 주주들이 경영권을 장악하거나 회사 경영에 심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소버린이나 칼 아이칸과 같은 외국계 투기자본들이 국내 기업들의 경영권을 간섭할 수 있는 통로가 열리게 된다며, 최악의 경우 경영권을 빼앗길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집행임원제'에 대해서도 선택적으로 집행임원을 둘 수 있는 현행 법령을 개정안에 따라 자산 2조원 상장사에 의무화할 경우 "기업의 경영 효율성과 경쟁력이 저하된다"며 "아무런 검증없이 획일적 도입을 강요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전무는 "법무부의 입법 취지에 대해서는 동감하지만 개정안이 통과되면 결국 외국계 펀드나 연기금 등 회사 경영에 장기적 책임을 지지 않는 2, 3대 주주들이 힘을 얻게 된다"고 재차 강조하며 "(상법 개정안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절박하다"고 말했다.
 
이번 공동건의에는 전경련과 대한상의,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주요단체를 비롯해 한국석유화학협회,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한국시멘트협회, 한국제지연합회 등 업종별 연합회와 금융투자협회, 여신금융협회, 생명보험협회 등 금융권 협회들도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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