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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무려 2조..현대상선 마지막 고비 '회사채'

회사채 신속인수제 참여..10월 만기 회사채 차환 발행 검토

2013-08-2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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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무려 2조300억원. 현대상선(011200)이 오는 2017년까지 상환해야 할 회사채 규모다.
 
해운업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해운사들의 재무구조가 날로 악화되고 있다. 대내외 경기침체로 물동량은 주는데 반해 선박 투입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수급이 균형점을 찾지 못하면서 올 상반기 운임 인상마저 실패했다.
 
대형 해운사들을 중심으로 적자폭이 줄지 못하는 주된 이유다. 이는 국내 2위인 현대상선도 마찬가지. 2분기 반짝 실적을 보였다고는 하나 자금사정은 여전히 취약하다. 특히 2017년까지 갚아야 할 회사 빚이 무려 2조원을 넘어서는 등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23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오는 10월 2800억원을 시작으로 2014년 4200억원, 2015년 5800억원, 2016년 3600억원, 2017년 3900억원 등 향후 4년간 2조300억원 가량의 회사채를 갚아 나가야 한다. 국내 해운사 중 가장 큰 규모다.
 
지난해 2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5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2분기 626% 수준이던 부채비율은 895%까지 치솟았고, 연말에는 1000%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재무구조가 악화되면서 재무 안정성에 중점을 둔 신용등급은 올 초 'A'에서 'A-'로 하향 조정됐고,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떨어졌다. 시장의 냉정한 평가를 업황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당장의 악영향이 너무도 크다.
 
상황이 이렇자 현대상선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최근 정부가 내놓은 회사채 신속인수제에 참여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채 신속인수제는 자금난을 겪고 있는 건설·조선·해운 등 취약업종에 종사하는 해당기업이 회사채 차환발행 시 이를 인수해 주는 제도다.
 
내년 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가 대상이며, 해당기업은 전체 차환발행 금액 중 20%만 자체상환하고, 나머지는 산업은행과 신용보증기금, 채권은행 등이 분담해 매입한다.
 
산업은행 등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최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회사채 신속인수제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통보했다. 차환발행을 통해 오는 10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2800억원 회사채를 상환한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내년에 갚아야 할 4200억원 규모의 회사채에 대한 부담도 줄어들 수 있다.
 
이와 함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운임 인상도 추진키로 했다. 결국 실적이 개선되지 않고서는 정책적 지원 등 임시방편으로 끌고 나가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상선은 다음달 1일부터 아시아발 지중해·북유럽행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 1개(TEU)당 515달러, 미주 서부와 동부는 40피트 컨테이너 1개(FEU)당 각각 400달러, 600달러씩 인상한다.
 
앞서 7월과 8월에도 현대상선은 운임을 올린 바 있어 9월 인상에 성공할 경우 석 달 연속으로 운임을 인상하게 된다. 운임 인상에 따른 반발을 어느 정도 최소화 하는냐가 관건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대부분 글로벌 해운사들은 3분기 컨테이너 성수기를 맞아 9월부터 운임을 인상한다"며 "지난해 9월 운임 인상폭이 적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는 일정 부분 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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