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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규

삼성전자, 脫구글 전략 핵심은 '하이브리드 OS'?

연대 이면에 숨은 경계심을 주목하라!

2013-10-30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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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삼성전자가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방편으로 '하이브리드 OS'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모바일 OS를 양분하고 있는 구글 안드로이드, 애플의 iOS 등에서 범용 가능한 새로운 플랫폼을 구상 중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28일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삼성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삼성전자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5가지 소프트웨어 개발 킷을 선보이며, 자체 생태계 조성에 대한 전략을 내비쳤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공개한 개발도구는 'OS 독립성'과 '클라우드 서비스'에 방점을 찍고 있다.
 
삼성전자는 세계 1위의 스마트폰 제조사지만 독자적인 운영체제를 보유하고 있지는 않다. '바다' 실패 이후 최근에는 타이젠 연합군을 구성해 제3의 운영체제 개발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전무하다. 또 성공에 대한 확실한 담보 없이는 타이젠에 대한 적극적 의지를 피력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구글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반면 안드로이드 진영에 자회사인 모토로라를 편입시킨 구글은 올해 신제품 ‘모토X’를 시작으로 다양한 특화제품 라인업을 준비 중이다. 아직은 안드로이드 진영을 이끌고 있는 구글과 삼성전자 간 협업 및 연대에 이상신호가 없지만 구글이 모토로라를 위해 언제라도 OS를 무기로 들고 나올 수 있어 삼성전가의 긴장감은 남다르다.
 
물론 삼성전자도 갤럭시 시리즈에 자사의 터치위드 인터페이스를 올려놓고 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자체의 시스템 안정성이 높아지면서 이렇다 할 차별성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최근 구글이 내놓은 넥서스7 등 레퍼런스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예상보다 좋다는 점도 삼성전자 입장에선 부담이다.
 
삼성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지금처럼 안드로이드 시스템 위에 삼성이 만든 옷을 입히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삼성이 새로운 OS를 만드는 노력만큼이나 중요한 건 기존에 형성된 모바일 생태계에 적합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 중인 삼성 개발자 컨퍼런스에서도 이 같은 기조가 분명하게 나타났다. 이번 행사에서 삼성이 선보인 5가지의 앱 개발 도구들은 모두 특정 OS가 아니라 삼성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번 컨퍼런스가 또 다른 '구글 개발자 회의'가 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의 '홈그라운드'를 방문한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이 삼성전자와 어떤 논의를 나누게 될지도 관심사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와 노키아, 아마존과 HTC 등 IT업계 '합종연횡' 흐름에 대해 모바일과 인터넷 시장 최고 지위에 있는 시장 지배자 구글이 어떤 대답을 내놓을 지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연대 이면에 숨은 경계심이 서로를 노려볼 수도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28일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 중인 삼성 개발자 컨퍼런스.(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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