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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정

(2014 채권시장, 전문가에게 듣는다)⑤오종현 대우證 본부장

"올해 이머징 채권시장 공략 집중"

2014-01-16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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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대우증권이 올해도 글로벌 채권시장 공략에 집중한다. 그간 선진국 외화채권 투자에 공을 들여왔다면 이번에는 이머징 외화채권에도 눈을 돌릴 계획이다.
 
"소위 로컬 채권으로 불리는 신흥국 채권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유럽시장과 미국시장 등에서 좋은 성과를 냈지만 앞으로는 여력이 없을 것이란 판단에서죠."
 
오종현 KDB대우증권(006800) 채권운용본부장(사진)은 16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녹록지 않은 국내 사정은 대우증권 채권운용본부가 글로벌 시장으로 외연을 확대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 됐다. 하지만 운용수익 비중의 대부분이 점차 외화운용 쪽으로 기울자 확신은 더욱 뚜렷해졌다.
 
이미 다양한 변수 대입은 마친 뒤여서 자신감도 높다고 했다. 전망도 긍정적이다.
 
"올해 시장 상황은 작년에 비해 굉장히 유리할 것으로 봅니다. 채권시장이 추세적 약세장에 돌입했다고는 하지만 금리가 계속 오르긴 힘든 것 또한 사실이니까요."
 
◇굼뜬 전략은 지양.."일희일비 말아야"
 
지난 주말, 오종현 본부장을 비롯한 37명의 대우증권 채권운용본부 전 직원이 과천 연수원에 모여 머리를 맞댔다. 이들은 식사시간을 제외하고도 10시간이 넘는 릴레이 토론을 벌였다.
 
그렇게 만들어진 300페이지 분량의 2014년 연간 채권전망. 대우증권 채권운용본부는 매년 두 차례의 자체 연간전망회의를 갖는다. 올해로 7년째다.
 
"해마다 무엇을 해서 수익을 낼지 고민하는 자리죠. 이번 워크숍에서는 미국과 유럽, 인도, 인도네시아, 터키, 러시아 등 각국의 현 시장상황을 뜯어보고 그 속에서 한국경제 영향을 분석했습니다."
 
결과는 '오리무중'이라고 했다. 매번 회의를 통해 윤곽을 드러내던 전략이 올해는 불투명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중국입니다. 중국의 상황이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리한 전망에 혼란을 주는 탓에 올해 가져갈 전략에 명확한 방향을 트지 못했죠. 하지만 분명한 것은 원화채권은 뚝심을 갖고 운용해야 한다는 겁니다. 변동성이 심하기 때문이죠. 위 아래로 터질 개연성이 크다는 점에서 굼뜬 전략은 지양합니다. 일희일비해서도 안 되죠."
 
모든 것은 위기에 대응하고 선제적인 자구안을 찾기 위함이라는 게 오 본부장의 설명이다.
 
◇강한 팀 어프로치 방식 신뢰.."전망보다 대응이 먼저"
 
대우증권은 15조원 가량의 채권운용북(Book)을 올해도 그대로 가져갈 계획이다. 목표수익은 전년 목표설정(1200억원) 대비 60% 정도인 700억원 정도로 낮춰 잡았다.
 
"지난해 정량 데이터 수준은 좋지 않지만 벤치마크(BM) 대비 아웃퍼폼했다는 점을 감안한 설정입니다. 번 것을 지킬 수는 있었지만 많이 벌지 못한 작년이었어요."
 
지난해 5월 이른바 '버냉키 쇼크'로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손실을 내거나 바닥의 수익을 냈지만 대우증권은 600억원대의 수익을 낼 수 있었다. 다행히 앞서 10년물 위주로 숏(매도) 규모를 늘린 덕에 1~3월에 벌어둔 수익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
 
하지만 올해도 전년 만큼의 수익은 자신있다고 했다. 매매차익보다 캐리(이자수익)전략이 더 유효할 것으로 내다봤다.
 
캐리전략은 동일 리스크라면 이자가 높은 채권을 중심으로 매수하는 등의 방식을 통해 금리변동에 따른 손익을 최소화하고 이자수익을 실현하는데 치중하는 전략을 말한다.
 
본부는 올해 역시 팀 전체가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공격적 시장 전략을 구사할 방침이다. '내부'에 대한 믿음은 강하다고 그는 말했다. 대우증권 채권운용본부 구성원 전체가 일관된 뷰(view)에 따르는 '팀 어프로치 방식'을 고수하는 이유다.
 
본부는 이를 2007년부터 계속 지켜 왔다. 회사 뷰에 대한 개인 불만은 매일 있는 회의에서 풀어내기 때문에 갈등은 없다고 한다.
 
"시장 루머에 일절 반응하지 않고 몰려다니기 때문에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선 공격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본부의 운용모토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겁니다. 한 번 져도 네 번 이기면 된다는 것이죠. 지를 수 없다면 본부에 남을 수 없어요."
 
대우증권 채권운용본부 구성원들의 근속연수는 비교적 높은 편이다. 수년간 반복적으로 앞선 구조적 인프라를 구축하며 회사 내 위상을 굳혔기 때문이다.
 
"지난 2009년 금리가 180bp(1bp=0.01%p) 급등한 상황에서도 800억원을 번 적이 있어요. 당시 많이 번 데가 50억원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승률이 높았던 결과죠. 기회는 항상 어려울 때 찾아온다고 생각합니다. 대응이 전망보다 앞섰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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