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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경

(신흥국불안)美연준 추가 테이퍼링시 신흥국 위기 가중될까

테이퍼링·중국 경기둔화·정치적 불안..'3중고'로 향후 전망 어두워

2014-01-2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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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신흥국 시장이 미 연방준비제도의 양적완화 축소에 공포에 떨고있다.
 
연준이 이번달부터 채권매입규모를 매달 100억달러씩 줄이는 테이퍼링에 들어가자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는 올들어 20% 급락했다. 아르헨티나 이외에도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인도, 터키, 브라질 등의 환율도 약세를 보였다.
 
이번주로 다가온 연준의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에서 추가적인 양적완화 축소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신흥국 금융시장에 대한 우려감은 한층 커지고 있다.
 
지난해 5월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테이퍼링 언급만으로도 신흥국 시장에서 260억달러가 빠져나가는 사태를 겪은 바 있어 위기감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터키 리라화(사진=로이터통신)
 
로이터통신은 26일(현지시간) "미 연준은 이머징 통화 매도세에도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이번주에도 양적완화 규모를 감축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은 미국의 경제와 고용시장의 회복세가 지속된다면 올해 중으로 양적완화 조치를 끝낸다는 계획이다.
 
연준이 매달 850억달러의 채권을 매입해 시중에 유동자금을 공급하는 양적완화 정책은 금융위기 이후 침체에 빠진 미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시작됐다. 하지만 많은 유동자금은 금리가 낮은 미국 대신 이머징시장으로 흘러가 이머징시장의 증시와 통화가치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이에따라 양적완화의 점진적 축소로 핫머니가 이머징시장에서 이탈할 경우 신흥국의 통화가치와 증시가 동반 폭락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월가 전문가들은 신흥국 시장이 당분간은 침체상황을 벗어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경상수지 적자 폭이 큰 신흥국일수록 연준의 테이퍼링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자비에르 데니스 소시에떼제너럴 이코노미스트는 "이머징시장에 대한 압박은 앞으로 더 자주 나타날 것"이라며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양적완화 축소)는 이머징 증시와 통화 전반에 대한 하락압력을 계속해서 추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치드 티더링튼 JP모건 증권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올해도 신흥국 시장에 대해서는 그 어느때보다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며 "올해 신흥국시장의 과제는 거시경제의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그리고 통화정책을 어떻게 만들어가느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번 신흥국 위기가 과거처럼 미국의 유동성 축소만을 원인으로 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신흥국 시장의 중국 의존성이 커진 가운데 중국의 경제성장은 둔화되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6을 기록하며 기준치(50)와 예상치(50.3)를 모두 밑돌았다는 소식에 글로벌 증시는 한차례 충격을 받은 바 있다.
 
또 일부 신흥국을 중심으로 정치적 불안감도 해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태국과 터키에서는 해를 넘기며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고, 인도와 브라질, 남아공 등에서는 올해 열리는 대선 및 총선에서 집권당의 패배가 예상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세바스티앙 바르베 크레딧아그리콜 스트래지스트는 "이번에는 미국 국채금리 하락에도 신흥국 통화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며 "이는 신흥국 외환시장이 FOMC 중심에서 신흥국의 내재적인 불확실성으로 중심을 옮기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발 악재, 유동성 축소 위기, 정치적 불확실성 등 3가지 요인이 신흥국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당분간은 지속되도록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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