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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욱

스물일곱 가인의 성장 혹은 숨고르기

신곡 '진실 혹은 대담', 매혹적 퍼포먼스 인상적..신선함은 '글쎄'

2014-02-06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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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가인이 새로운 앨범을 들고 컴백했다. (사진=에이팝엔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스물일곱 살이 된 가수 가인이 새로운 앨범 '진실 혹은 대담'(Truth or Dare)으로 돌아왔다. 6일 발표된 ‘진실 혹은 대담'은 ’Step 2/4'(2010)와 ‘Talk about S'(2012)에 이은 그녀의 세 번째 미니앨범이다. 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의 멤버로 데뷔한 이후 솔로 가수로서도 성공을 거두며 인상적인 행보를 보여준 가인이 이번엔 어떤 노래들을 내놨을까. ‘Truth or Dare'의 수록곡들을 살펴보자.
 
◇매혹적인 ‘진실 혹은 대담’
 
타이틀곡 ‘진실 혹은 대담’은 소문과 진실에 대한 생각을 담은 곡이다.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 도입부의 피아노 선율과 베이스 라인이 인상적이다. 미니멀한 사운드와 그루브한 베이스 라인이 귀를 사로잡는다.
 
가인의 목소리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힘을 들이거나 파워풀한 고음을 내지르지 않고도 다양한 감정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비슷한 길을 걸었던 선배 가수인 엄정화와 이효리에 비해 적어도 보컬 면에선 더 매력적인 무기를 갖고 있다는 걸 증명해 보인다.
 
여기에 가인 특유의 화려한 퍼포먼스가 더해져 대중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성 댄서들과 함께 퍼포먼스를 펼치는 가인은 매혹적이고, 지인들의 솔직한 인터뷰를 삽입한 뮤직비디오도 흥미롭다.
 
하지만 기대만큼 새롭거나 파격적이진 않다. 두 번째 미니앨범 ‘Talk about S'의 타이틀곡이었던 ’피어나‘의 흥행 공식이 그대로 담겼다. ’피어나‘를 통해 솔로 가수로서 꽃을 피웠던 가인이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는 느낌도 준다.
 
가인에게 ‘또 다른 뭔가’를 원했던 음악 팬들에겐 약간의 아쉬움을 줄 수도 있을 듯하다.
 
 
◇세련된 방식으로 성 담론 풀어낸 ‘Fxxk U'
 
이번 앨범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곡은 선공개됐던 ‘Fxxk U'다. “당연한 것처럼 니 곁에 눕긴 싫어”, “아직도 니 눈엔 간절한 뭔가가 없어” 등 사랑을 하고 있는 성인 여성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가사가 인상적이다. 성 담론을 이처럼 솔직하게 풀어낸 여자 가수가 잘 없었다는 점에서 충분히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개리가 솔로곡 ’조금 이따 샤워해‘를 통해 남성의 시선에서 본 성을 가감없이 다뤘듯, 가인은 여성의 시선에서 이 문제를 세련된 방식으로 풀어냈다.
 
뮤직비디오에서 가인이 보여준 주지훈과의 커플 연기는 파격적이지만, 야해 보이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예술과 외설 사이의 줄타기에 성공한 느낌이다. 음악적인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가인의 목소리엔 여유가 가득하고, 여기에 간결한 클래식 기타 연주가 잘 어우러진다. 범키의 피처링도 훌륭하다. 목적 의식 없이 의미 없는 선정성 경쟁을 벌이는 일부 걸그룹들과는 가인이 분명 다른 경지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가인이라면 이 정도는 보여줘야지”란 생각을 갖고 있는 팬들의 기대를 충분히 만족시켜줄 만한 노래다.
 
◇스타 프로듀서 박진영-이효리의 노래는?
 
가인의 새 앨범엔 특별한 조력자들이 참여했다. 바로 스타 프로듀서인 박진영과 이효리다.
 
박진영은 이번 앨범의 ‘Q&A'를 작사, 작곡했다. 박진영은 역시 박진영이다. 이별에 대한 남자와 여자의 솔직한 심정을 군더더기 없는 가사로 그려냈다. 이별을 경험한 사람 모두가 공감할 만한 가사과 차분한 멜로디가 감성을 자극한다.
 
가인은 피처링에 참여한 조권과 함께 연인이 대화를 나누듯 노래를 주고 받는다.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하기도 했던 두 사람의 완벽한 호흡이 인상적이다. 앨범 발표 전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진실 혹은 대담‘이나 ’Fxxk U‘ 못지 않게 매력적인 곡이다.
 
이효리는 ‘Black & White'를 작사, 작곡했다. 여자의 내면에 존재하는 두 가지의 얼굴에 대해 노래한 곡이다. 전주와 곡의 흐름에서 이효리의 히트곡인 ’배드걸‘을 연상시킨다. 아주 새롭거나 기존의 틀을 깰 정도의 느낌을 주진 않지만, 가인의 섬세하면서도 당당한 매력이 충분히 묻어나는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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