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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혁

(소치올림픽)'쇼트트랙 황제' 안현수, 이제는 러시아 희망

2014-02-07 14:21

조회수 : 9,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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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대표 선수로 소치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안현수(29·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지난 3일(현지시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팔라스 경기장에서 팀 훈련을 하고 있다. ⓒNews1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안현수(29)는 이제 세계무대에서 '빅토르 안'이다. 대한민국 쇼트트랙의 황제는 러시아의 기대주가 됐다.
 
그의 가슴에는 태극마크가 아닌 러시아 국기가 있다. 안현수는 러시아 대표로 소치동계올림픽에 나서는 동시에 부활의 날개 짓을 시작한다.
 
안현수는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 역사상 처음으로 한 올림픽에서 전 종목 메달을 따냈다. 당시 그는 남자 1000m, 1500m, 5000m계주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500m에서는 동메달을 따 4개의 메달을 한국에 안겼다. 이 기록은 아직 깨지지 않았다.
 
2000년대 한국 동계 스포츠에서 안현수는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그는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전무후무한 세계선수권대회 종합 5연패를 달성했다. 올림픽 3관왕을 이룬 토리노 대회는 그 정점이었다. 하지만 그때부터 국내 빙상계를 둘러싼 '파벌 훈련'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안현수는 이 풍파를 피해갈 수 없었다.
 
악재는 겹쳤다. 안현수는 2009년 훈련 도중 무릎 뼈가 부러졌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참가도 무산됐다. 대한빙상경기연맹과 안현수 사이의 불화는 더 심화됐다. 2010년 12월 소속팀 성남시청의 해체는 안현수의 마음을 완전히 돌려세웠다. 이듬해 2011년 4월에 그는 국가대표에서 탈락했다. 급기야 여섯 달 뒤 12월에는 러시아 국적을 취득했다.
 
이 과정에서 안현수는 비난 여론과 함께 국내 빙상 관계자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 하지만 스케이트를 타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버텼다.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실력을 입증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최근 안현수의 아버지 안기원씨는 TV와 라디오를 통해 그 때의 서운한 감정을 수차례 밝혔다.
 
안 씨에 따르면 안현수는 이번 소치 대회 500m, 1000m, 5000m계주에서 메달을 따고 싶어 한다. 특히 러시아 팀 5명 전원이 금메달을 걸 수 있는 계주에서 따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1500m에서는 메달 입상 정도를 기대하고 있다. 4개의 메달을 노리며 세계무대에 건재함을 알리고 싶어 한다.
 
개최국 러시아는 쇼트트랙에서 금메달 2~3개를 기대하고 있다. 국제무대에 러시아 동계 스포츠의 위상을 선보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이 때문에 쇼트트랙에 거는 기대 또한 큰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소비에트연방 시절이던 1956년 코르티나담페초 대회 이후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까지 한 번도 2위권 밖으로 밀린 적이 없었다.
 
최근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의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91개)는 구소련(194개)과 합칠 경우 285개의 메달을 기록했다. 노르웨이에 이어 동계올림픽에서 두 번째로 많은 메달을 거둔 나라다.
 
그러나 최근 러시아의 위상은 예전 같지 않다. 1998년 나가노 대회에서 처음 3위로 처졌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5위로 밀려 자존심을 구겼다. 2006년 토리노 때는 4위로 여전히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2010 밴쿠버 대회에서는 종합 11위로 밀려 사상 첫 10위권 밖으로 내려앉는 위기를 겪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러시아는 소치올림픽에서 달라진 위상을 뽐내려는 분위기가 크다. 러시아는 소치올림픽에 역대 최고 금액인 450억달러 이상을 쏟아 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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