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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SK도 S-Oil도 신시장 호주에 '눈독'

부업 찾는 발길도 늘어..정제 부진 극복 안간힘

2014-02-1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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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토마토 DB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정유업계가 원유 정제 부문의 부진을 만화하기 위한 돌파구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실적 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으면서 비석유 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본업인 정유 사업구조도 재편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S-Oil은 호주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변동성이 큰 유가와 갈수록 줄어드는 정제마진을 자체적으로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 하에 정유사업 부문에서 자체적으로 새 먹거리 찾기에 나섰다.
 
본업인 정유 사업이 석유화학과 윤활유 등 비교적 높은 수익을 내는 다른 사업부에 더 이상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절박감도 내포된 것으로 풀이된다. 본업으로서의 자존심도 이미 상할 대로 상했다.
 
S-Oil은 지난달 29일 호주 석유유통 업체인 유나이티드페트롤리엄(UP) 본입찰에 참여, 현재 막바지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다. S-Oil은 약 3000억원을 들여 유나이티드페트롤리엄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나이티드페트롤리엄은 지난 1993년 설립된 석유유통 업체로, 연 매출 규모가 2조원에 달한다. BP, 셀 등 글로벌 업체들을 제외하면 호주에서 가장 큰 석유 유통회사다.
 
지난달 유나이티드페트롤리엄 인수전에 예비입찰서를 제출했다가 본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던 SK이노베이션도 우회로를 통해 호주 진출을 모색 중이다. 호주는 향후 정제시설이 전면 폐쇄될 예정이어서 석유제품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봉균 SK에너지 사장은 지난달 말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에너지업계 신년회 직후 <뉴스토마토>와 만나 "호주 내 정유사들이 사업을 중단할 예정이어서 앞으로 해외에서 석유제품을 수입해야 한다"면서 "BP나 쉘이 철수하게 되면 그 빈자리에 들어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SK와 S-Oil이 호주 시장에 눈독 들이는 이유는 자체 생산 기반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호주는 올해 정유설비 두 기가(23만배럴 규모) 폐쇄되는 것을 비롯해 단계적으로 호주 국내외 정유사 7개 업체들이 정유 사업에서 발을 뺄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호주 내에서 자체 정제를 통한 석유제품 생산은 불가능해지고,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해야 한다. 근거리에 위치한 국내 정유사들에게는 새로운 수출길이 열리게 되는 셈이다.
 
호주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수출량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지난 2012년 호주로 수출된 정유제품은 2440만 배럴로, 2011년의 1172만배럴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경유의 판매량 증가가 두드러진다. 2011년 703만배럴에서 2012년 1559만배럴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휘발유도 349만배럴에서 600만배럴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호주 내 사업자들이 정유시설의 노후와 높은 환경세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고도화설비 투자 대신 정제설비 폐쇄를 결정한 뒤 찾아온 변화다.
 
업계 관계자는 "호주 정부가 청정국가라는 대내외 이미지를 의식해 환경규제를 강화하면서 자국 업체들조차 설비 투자 대신 사업 철수를 결정하는 상황"이라면서 "알뜰 주유소와의 경쟁과 정제마진 압박 등에 직면한 국내 업체들에게 호주 시장은 신시장이나 다름 없다"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는 본업 대신 부업에서 새 수익처 발굴에 나섰다. GS칼텍스는 일본 쇼와셀 다이요오일과 전남 여수에 PX 100만톤(t) 합작 투자를 진행 중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하반기 윤활유 제품을 내놓으며 자동차 엔진오일 시장에 뛰어들었다. 윤활유는 정제사업에 비해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면서 그간 정유 3사의 효자사업으로 통했다. 아울러 현대오일뱅크는 지난달 말 롯데케미칼과 합작사를 설립하고 혼합자일렌(MX) 공장 건설에 착수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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