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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욱

남들과 다른 길 가는 아이유, 그래서 ‘국민여동생’

2014-05-09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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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메이크 앨범 '꽃갈피'의 발매를 앞두고 있는 가수 아이유. (사진=로엔트리)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지난 2008년 15세의 나이에 가요계에 발을 내디딘 아이유는 ‘국민여동생’이란 타이틀을 얻었고, 6년이 지난 지금 최고의 인기 스타 반열에 올랐다.
 
깜찍한 외모와 발랄한 이미지가 인기의 이유였다. 그런데 아이유가 남들보다 오랫동안, 더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덴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남들과는 다른 길을 가면서 자신만의 매력을 보여주기 때문.
 
아이유가 '국민여동생'으로서 롱런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살펴봤다.
 
 
◇실력파 뮤지션 면모..대선배와의 콜라보레이션도
 
아이유는 오는 16일 새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다. 그런데 앨범의 콘셉트가 독특하다. 과거의 명곡들을 자신만의 색깔로 재해석한 리메이크 앨범이다. 앨범의 제목은 '꽃갈피'다.
 
20대 초반의 가수가 리메이크 앨범을 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리메이크 앨범을 내는 것보다는 자신의 신곡들로 채워진 앨범을 내는 것이 음원 성적이나 수입에 이득이 될 뿐더러 과거의 명곡을 제대로 소화해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해낼 수 있는 젊은 가수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유는 과감하게 도전장을 던졌다.
 
데뷔 초기만 해도 아이유는 비슷한 또래의  소녀 가수들과 비슷한 느낌의 상큼한 음악으로 주목을 받았다. 2009년 발표된 ‘Boo’나 ‘마쉬멜로우’가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유는 또래 가수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분홍신’에선 빅밴드의 스윙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음악을 선보였고, ‘금요일에 만나요’에선 기타 반주에 기대 실력 있는 뮤지션으로서의 면모를 뽐냈다.
 
지난해 발표한 3집 수록곡인 '아이야 나랑 걷자'와 '한낮의 꿈'을 통해 대선배인 최백호, 양희은과의 듀엣곡을 선보였던 아이유는 발표를 앞둔 새 앨범에선 김창완과 호흡을 맞춘 노래를 선보인다.
 
◇아이유가 455석 규모의 소극장에서 콘서트를 연다. (사진=로엔트리)
 
◇455석 규모 소극장 콘서트..수익금은 전액 기부
 
대중 가수의 인기는 객관적인 지표로 나타내긴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런데 이 수치를 비교적 객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수치가 있다. 바로 콘서트의 관객 동원수다. 5000명의 팬들이 콘서트에 찾아올만한 가수가 1만명 규모의 콘서트장에서 공연을 연다면 콘서트장이 텅텅 빌 수밖에 없다.
 
아이유는 현재 가장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수 중 한 명이다. 국내 최대의 실내 공연장인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콘서트를 연다고 하더라도 이곳을 꽉 채울만한가수다.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은 공연당 1만명이 넘는 관객을 수용할 수 있다.
 
그런데 아이유는 오는 22일부터 6월 1일까지 회당 455석 규모의 서강대 메리홀에서 소극장 콘서트를 연다. 대규모 콘서트와 비교한다면 수익면에서도, 화제성면에서도 손해다. 하지만 아이유는 팬들과 좀 더 가까운 곳에서 호흡을 한다는 의미에서 소극장 콘서트를 선택했다.
 
아이유는 이 공연의 수익금 전액을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들을 위해 기부할 예정이다. 상큼하고 발랄하게만 보이는 외모만 달리 아이유는 속 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역시 아이유가 많은 팬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 중 하나다.
 
지난 7일 오후 8시 예매가 시작된 아이유의 콘서트의 티켓은 10분만에 전석 매진됐다.
 
◇KBS 드라마 '예쁜 남자'에 출연한 아이유. (사진=KBS)
 
◇망가지는 것 두려워하지 않는 ‘배우’ 아이유
 
아이유는 배우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11년 방송된 KBS 드라마 ‘드림하이’가 연기 데뷔작이었다.
 
데뷔작부터 맡은 캐릭터가 남달랐다. 뚱뚱하고 촌스러운 스타일의 여고생 김필숙 역할을 맡았다. 스스로를 못생겨 보이게 만들기 위한 특수 분장을 하는 건 10대의 아이돌들이 꺼릴 법한 역할이었지만, 아이유는 망가지는 것은 두렵지 않다는 듯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당시 아이유에게 "그래도 시청자들에게 예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냐?"고 물어봤었다. 아이유는 "빨리 예뻐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긴 하지만, 필숙의 캐릭터를 더 잘 살리려면 어쩔 수 없다. 이 정도 고생쯤은 참아야 되지 않겠냐"고 아무렇지 않다는 듯 얘기했다.
 
아이유는 이후 연기한 드라마 속 캐릭터에서도 억지로 예뻐 보이려고 하거나 스스로를 꾸미지 않았다. '최고다 이순신'에선 얼굴도 별로고, 무엇하나 특출 나게 잘하는 것도 없는 이순신 역을 맡았고, '예쁜 남자'에선 잘생긴 남자 주인공을 졸졸 따라다니는 김보통 역을 연기했다.
 
"보통 드라마 여주인공들이 예쁘지 않아도 남자주인공들의 사랑을 받게 된다. 나는 예쁘지 않게 나올 자신이 있다. 별다른 분장과 효과 없이 그냥 서 있어도 초라하고 한심해 보일 수 있다." '최고다 이순신'의 제작발표회에서 아이유가 했던 얘기다.
 
어떻게든 더 예뻐 보이길 원하는 또래 가수들과 달리 아이유는 옆집 여동생과 같은 털털한 모습을 보여준다. 실력 있는 아티스트와 친근한 옆집 여동생을 오가는 이런 모습을 통해 아이유는 '국민여동생'으로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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