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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보연

국내 원자력 연구개발 55년..사상 첫 유럽 수출 쾌거

2014-06-24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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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국내 원자력 연구개발(R&D) 55년 역사상 처음으로 유럽지역에 한국 DNA가 담긴 원자력 기술을 수출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4일 한국 네덜란드 연구용 원자로(이하 연구로) 개선사업 국제 경쟁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국내 원자력 연구개발 역사상 처음으로 유럽 원자력 기술수출 사업 수주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으로 구성된 한국원자력연구원 컨소시엄(KAERI 컨소시엄)은 네덜란드가 국제 경쟁입찰로 발주한 '델프트 공대 연구로 출력증강 및 냉중성자 설비 구축사업(OYSTER 프로젝트)'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번 사업은 네덜란드 델프트 공대에서 현재 운영 중인 연구로의 열출력을 기존 2메가와트(MW)에서 3MW로 증강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으로 오는 2017년 말까지 시설개조와 냉중성자 연구설비 구축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다. 계약금액은 한화 약 260억원(1900만유로) 수준이다.
 
◇이상목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이 24일 오전 미래부 정부과천청사에서 한국원자력연구원 컨소시엄의 네덜란드 '델프트 공대 연구로 출력증강 및 냉중성자 설비 구축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히고 있다.(사진=곽보연기자)
 
냉중성자는 쉽게 말해 관찰을 도와주는 현미경 역할을 하는 중성자다. 중성자는 에너지와 속도, 파장 등에 따라 고속중성자와 냉중성자, 열중성자 등으로 분류된다.
 
김종경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릴 때는 주변 사물을 보는게 쉽지 않지만 천천히 달리면 주변 사물을 자세하게 들여볼 수 있다"며 "낮은 에너지, 긴 파장의 특성을 지닌 냉중성자를 이용하면 세포를 파괴하지 않고 1~00나노미터 영역의 원자나 단백질 분자구조 등을 분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전세계에 '냉중성자 설비' 제작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에 5~6개 국가에 불과하다. 이번 국제입찰에서도 우리나라를 비롯해 글로벌 원자력 기업인 'AREVA'(프랑스)와 'NUKEM(독일)-NIEKET(러시아)' 컨소시엄이 함께 뛰어들었다.
 
이상목 미래부 1차관은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기술 수출은 중동과 동남아 등에만 한정돼 왔다"며 "원자력 기술강국이 즐비한 유럽에서 유럽 현지 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 끝에 성공한 것이어서 의미가 남다르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우리 기술로 개발한 원자력 연구로 '하나로'의 모습.(사진제공=미래창조과학부)
 
그간 우리나라는 ▲하나로(30MWt) 자력설계·건조·운영(95년) ▲UAE 상용원전(1400MWt) 수출(09년) ▲요르단 연구로 시스템(5MWt) 일괄수출 달성(09년) ▲수출용 신형 연구로(20MWt급) 구축 착수(12년∼) 등의 사업을 수주했다. 꾸준히 원자로 기술 확보와 수출을 진행해 왔지만 원자력 기술 수출 대상국은 중동, 동남아 등에 한정돼 왔던 것이 사실.
 
하지만 이번 사업에서 KAERI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었던 이유는 국내에 있는 '하나로 연구로'를 자력 설계해 운영했던 경험과 수출형 신형 연구로 건설추진 과정에서 축적한 풍부한 경험, UAE 원전 및 요르단 연구로 건설사업을 수주하면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인력 측면에서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다.
 
김영기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로기술개발단장은 "국내에서 수출 신형 원자로 개발을 시작한 상태고 요르단에서도 원자로 사업을 진행중이기 때문에 인력투입이 상당히 많다"며 "이번에 네덜란드 사업이 시작되면 연구소에서 자체적으로 추진한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특수법인이나 회사 설립해서 수출하는건 가능하겠지만 지금 주어진 연구력(인력)면에서는 매우 힘든 상황"이라며 "네덜란드 '팔라스' 사업 때는 인력을 보강해서 투입시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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