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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이수영 OCI 회장, 사재로 연이은 차남 지원사격

2014-06-30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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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이수영 OCI 회장(사진)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넥솔론에 대한 긴급 자금 수혈에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넥솔론은 이 회장의 차남 이우정 최고전략 대표가 최대주주로 있는 곳으로, OCI와는 직접적 관계가 없다.
 
이 회장이 연이어 차남 지원에 나선 것은 넥솔론이 투자 여력이 부족해 태양광 업황 회복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OCI와 직접적 지분이 얽혀있지 않은 개별기업인 까닭에 이 회장도 개인 자격으로 돕고 있다.
 
다만 넥솔론은 최대주주인 이우정 최고전략대표 지분 23.88% 외에도 형인 이우현 OCI 사장이 17.75%의 지분을 보유하며 특수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사실상의 형제 회사다. 이 회장이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태양광 업황이 올해 들어 서서히 회복되고 있는데 반해 넥솔론은 지난 3년간의 영업적자에 발목이 잡혀 업황 개선에 따른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지 못하다. 문제는 돈. 누적되는 적자로 금융권의 투자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게 되자 이를 보다 못한 이 회장이 직접 나서 지원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넥솔론은 30일 이수영 OCI 회장으로부터 100억원을 차입한다고 밝혔다. 차입금의 이자율은 7%로, 상환일은 오는 9월30일이다. 앞서 넥솔론은 지난 11월 이 회장으로부터 97억원을 단기 차입한 뒤 올 초 상환했다. 그 뒤로도 이 회장으로부터 각각 두 차례에 걸쳐 30억원, 100억원을 추가 차입해 넥솔론은 총 130억원의 채무를 지고 있다. 이는 지난해 자산총액의 1.1%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회장이 두 번에 걸쳐 넥솔론에 자금 지원을 결정한 것은 무엇보다 태양광 업황의 장기 침체 여파에 넥솔론이 생존을 도모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7년에 설립된 넥솔론은 태양광 발전용 웨이퍼 제조와 판매를 담당하고 있으며, 2011년 10월 코스피에 입성했다. 앞서 그해 6월 건설을 완공, 연간 웨이퍼 생산능력 1.5GW(기가와트)로 끌어올리는 등 공격적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상장을 통한 성장 전략의 부푼 꿈도 잠시였다. 태양광 업황이 2011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침체기로 접어들면서 그해 연간으로 226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이어 2012년(1001억원 적자)과 2013년(411억원 적자) 내리 적자기조를 면치 못하고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 1분기에도 매출액 896억원, 영업손실 10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 대비 0.4% 증가했고, 영업적자는 139억원에서 102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태양광 업황이 올해 들어 서서히 개선될 조짐을 보이면서 넥솔론도 회복세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개선속도는 더디다.
 
무엇보다 지난 3년간 적자가 누적된 탓에 투자활동을 통한 업황 회복을 대비하기엔 자금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이 회장이 지원에 나선 것도 이 같은 넥솔론의 어려운 사정을 고려한 결정으로 재계는 해석하고 있다. 그간 OCI와 넥솔론이 개별기업임을 강조해 왔던 만큼 한 원칙을 고수하기 위해 개인 자격으로 지원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의 자금 대여는 개인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OCI와는 무관하다"면서 "향후 추가적인 지원이 이뤄지더라도 독자경영의 원칙을 훼손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넥솔론은 이 회장으로부터 차입한 100억원을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앞서 넥솔론은 지난 4월24일 72억원 규모의 신규 시설투자를 결정했다. 투자금은 내부 유보자금으로 조달하고, 차입금은 시설투자에 대한 운영자금으로 쓸 예정이다. 올 하반기부터 태양광발전에 대한 수요가 본격 살아날 것으로 관측됨에 따라 생산능력 확대 차원에서 시설 투자에 나섰다.
 
특히 미국이 최근 중국 태양광업체들이 대만을 통한 우회 경로로 미국에 수출하는 것에 대해 상계관세 예비판정을 부과하는 등 양국 간 긴장관계가 조성되면서 비중국계 태양광 웨이퍼 회사들에게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등 경영환경이 크게 우호적으로 변했다.
 
넥솔론 관계자는 "투자재원은 내부 유보자금과 차입금을 통해 조달됐다"면서 "하반기 태양광산업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시설 투자는 매출 증가 등의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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