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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법원, 기아차 사내하청 근로자 468명 정규직 '인정'(종합)

"기아차, 하청업체 운영 직접 관여..업무 성격도 비슷"

2014-09-25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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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현대차에 이어 기아차 사내하청 근로자 468명도 정규직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정창근 부장판사)는 25일 근로자 지위를 인정해달라며 기아차와 사내협력업체 등 12곳을 상대로 357명이 낸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과 기아차 사내하청 근로자 142명이 기아차를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소송을 낸 근로자 총 499명 중 기아차와의 직접 고용 관계를 인정받은 근로자는 총 468명이다.
 
이 중 1명은 기아차 사내협력업체에 입사한 후 2년 이상 근무한 점에 대한 입증이 부족해 근로자 지위가 인정되지 않았다. 나머지 28명은 기아차에 신규 채용돼 소의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됐다.
 
재판부는 "자동차 생산 전체 공정은 기아차의 관리와 계획에 따라 이뤄지도록 돼 있고 사내협력업체의 담당 공정은 기아차의 필요에 따라 수시로 변경됐다"며 "이 때문에 해당 공정에 기아차 소속 근로자가 투입되게 되면 기존 사내협력업체와의 계약이 중도에 해지되거나 바뀌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또 "기아차는 산재·휴직 등으로 인해 결원이 발생하면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에게 그 결원을 대체해 해당 업무를 수행토록 했다"면서 "이 경우 대체한 근로자의 성명과 담당업무, 주야교대 여부 등을 파악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기아차가 사내협력업체 대표자 교체에 관려하거나 사내협력업체에서 징계를 받은 근로자 복직을 권고하는 등 운영에 직접 관여하기도 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기아차 소속 근로자와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 간의 업무 성격이 비슷하고 연관성이 높다는 결론을 지었다.
 
재판부는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와 기아차 근로자가 인접한 공간에서 컨베이어벨트의 전후 좌우나 동일한 생산라인에 배치됐다"며 "또 시업과 종업시간, 식사시간이나 휴식시간, 연장·야간 근로, 교대제 운영 여부 등도 동일하게 운영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기아차는 "자동차 생산 공정 중 일부를 사내 협력업체에 도급했고, 소송을 낸 근로자들은 사내협력업체 소속으로 사내협력업체의 지휘와 명령을 받았다"며 "이들과 기아차 사이에 근로자 파견 관계가 성립하지 않으므로 고용 의무 규정이 적용될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근로자들은 각 사내협력업체에 고용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기아차 사업장에서 기아차의 지휘와 명령을 받았다"며 "이들이 기아차를 위해 일했다고 볼 수 있으므로 기아차와 각 사내협력업체 사이에 체결된 업무도급계약은 실질적으로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이와 더불어 근로자들이 기아차에 청구한 미지급 임금 및 손해배상금 청구금 107억7200만원 중 15억89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기아차 사내협력업체들에게는 약 933만원의 임금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이번 소송은 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 547명이 지난 2011년 7월 기아차와 사내 하청업체들을 상대로 근로자 지위 확인과 임금 지급에 관한 소송을 법원에 접수하면서 시작됐다.
 
법원은 이에 앞서 지난 18일과 19일 현대자동차 근로자 1247명이 제기한 소송에서도 같은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현대차 사내하청 근로자들이 현대차와 사내협력업체 등을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 확인 등 소송에서 총 1179명에 대한 근로자들의 직접고용 관계를 인정했다. 현대차는 판결에 불복해 지난 24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기아자동차 사옥(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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