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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진

루블화 하락에 물건 사재기하는 러시아인들

달러대비 루블 가치 30% 하락.."50루블까지 갈수도"

2014-11-14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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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루블화 화폐 가치가 떨어지자 러시아 부유층을 중심으로 각종 물건을 사재기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달러대비 루블화 가치가 지속해서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면서 연말연시 선물을 미리 사는 러시아인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요 통화 대비 루블화 가치가 낮아지면서 물가가 상승세를 거듭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어차피 살 물건이라면 오늘 사자"는 심리가 발동한 것이다.
 
실제로 달러대비 루블화는 올 초부터 지금까지 무려 30%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달러당 루블화 가치가 현재 46루블에서 50루블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달러대비 러시아 루블화 추이 7월~11월13일 (자료=인베스팅닷컴)
 
국제 유가 하락으로 러시아 경제가 '장기경기침체(스테그네이션)'에 돌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돌고 있는 것 또한 루블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러시아 국가수입의 절반을 차지하는 에너지 부분의 수익이 감소하면 경제가 악회될 수밖에 없다.
 
이런 흐름이 이어지자 소매기업들은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270개 점포를 지닌 소매업체를 운영하는 기업의 한 관리자는 "사람들은 말 그대로 돈을 처분하기 위해 연말연시 선물을 미리 사들이고 있다"며 "55인치 TV와 최신형 전자기기도 많이 팔린다"고 말했다.
 
모스크바에서 와인숍을 경영하고 있는 세르게이 쿠르로비치 대표는 "지난 10월 한달간 상품 판매가 전달보다 세배나 뛰었다"고 말했다.
 
특히, 모스크바와 세인트피터스버그와 같이 대도시에 거주하는 부호들이 루블화 현금을 유로나 달러로 환전하면서 한편으로는 소비를 대폭 늘리고 있다.
 
세인트피터스버그에서 변호사로 활동 중인 올가 슬로보드스카야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지난주에 애플 컴퓨터를 샀다"며 "가게 점원이 무엇이든 살거라면 지체하지 않는 게 유리할 것이라고 친절하게 설명해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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