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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석

"스타트업에게 미국은 정글..정글로 들어오시라"

2015-02-09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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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뉴스토마토 류석기자] 미래창조과학부가 국내 유망 스타트업을 글로벌 시장에 진출 시키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창조경제가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9일 미래부는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스타트업들에 대한 미국 진출 설명회를 열고, 'KIC(글로벌혁신센터)실리콘밸리'와 'KIC워싱턴디시'를 국내 스타트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전진기지로 삼고, '글로벌 창업문화 확산 및 원스톱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KIC실리콘밸리와 KIC워싱턴디시의 센터장들은 9일부터 일주일 간 전국 4대 도시(서울, 대전, 대구, 부산)을 돌며 전국에 퍼져있는 국내 유망 스타트업들을 직접 만나 볼 계획이다. 
 
또 이번 행사에 이어 KIC는 올 하반기 글로벌 탑클래스 투자자와 함께 다시 방한해 전국 신생기업을 대상으로 범부처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두 센터장은 스타트업들에 대한 창업보육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고객 확보, 투자 유치 등 전(全)주기 지원에 공감하며, 부모의 마음으로 국내 스타트업들을 교육하고, 지원하기로 했다. 또 오랜 기간 해외대학에서 교수로 일한 경험과 글로벌 기업에서 임원과 대표를 역임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스타트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헌신해 나갈 예정이다.  
 
 
◇이헌수 센터장(왼쪽)과 김종선 센터장.(사진=류석 기자)
 
다음은 이헌수 KIC실리콘밸리 센터장과 김종성 KIC워싱턴디시 센터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최근 스타트업 붐이 굉장하다. KIC는 스타트업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나
 
▲(이헌수 KIC실리콘밸리 센터장)처음 기업이 만들어지고, 사업을 시작하는 기업은 다 스타트업이라고 생각한다. 성장세가 J커브를 그리는 기업은 이미 어느 정도 기반이 갖춰진 기업이다. 그러한 기업들도 스타트업이라고 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아주 초기단계에 있는 기업만을 스타트업이라고 본다. 이미 성장하고 계신 분들은 KIC에서 도와드릴 기업이 아니다.
 
▲(김종성 KIC워싱턴디시 센터장)초기단계에서 고생하시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글로벌 진출은 굉장히 어렵다. 정부가 도와줘야 한다.
 
- 창업기업들이 글로벌 진출을 위해 준비해야할 것은 무엇인가
 
▲(이 센터장)항상 우리나라 기업들은 기술을 얘기한다. 밴처캐피탈(VC)이나 거기 계신 분들에게는 기술은 당연한 거다. 중요한 것은 시장성과 매니지먼트다. 우리 기업은 그게 약하다. 이번에 실리콘밸리에서 엔젤 투자 받은 분도 피칭하는 날 CEO를 내려놓을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자기가 설립자지만 CEO는 사업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맡아야 하는 거다. 그때 그 대표는 거침없이 내려놓겠다고 얘기했다.
 
엔젤 투자하시는 분들은 투자는 사람을 보고한다고 말한다. 자기한테 기술에 대해 얘기해봤자, 소용이 없다고 한다. 기술은 이미 KIC가 보증한 거다.
 
또 많은 스타트업 창업보육 프로그램을 보면 훈련을 받고 나오면 그 다음이 없었다. 기업들이 교육받은 것을 토대로 고객을 발굴하고, 레퍼런스 만들고 투자 받아야 한다. 이 과정을 모두 거치면 프로그램이 끝나는 거다.
 
스타트업이 그 다음을 잘 모른다. 교육은 잘 받아도 사업을 어떻게 일궈나갈지 잘 몰랐다. KIC실리콘밸리는 지금까지의 창업보육에 더해 레퍼런스 발굴, VC 투자 유치 등을 채워주려고 한다. 창업보육 프로그램은 많지만 그 교육을 받고, 다음 연결이 안되는데, 그 연결고리를 KIC가 하겠다는 것이다.
 
▲(김 센터장)한국 스타트업이 세계 시장을 상대로 창업을 하겠다고 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고 희귀한 일이다. 해외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한국에서 뛰어난 서비스를 우리 보다 뒤쳐져 있는 시장에 가서 사업화를 하는 것이다.
 
한국의 여러 상황으로 볼 때 한국에서 잘 키울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많다. 예를 들면 동창관계, 학연, 지연을 이용한 서비스는 한국만큼 잘하는 곳이 없다. 그런것을 상거래와 연결해 사업화 하면 좋을 것 같다. 한국의 강점을 잘 알고 그것을 바탕으로 세계로 나가야 한다.
 
-국내에서 이미 성공한 스타트업들이 있다. 이들에 대한 해외 진출 지원은
 
▲(이 센터장)이미 한국에서 성공한 강소기업, 적어도 기업가치가 50억 정도 되고, 레퍼런스 고객도 있고, 그런 분들은 오시면 기본적으로 창업보육 교육을 듣게하고, 이후 컨설턴트를 붙여서 다시 레퍼런스 고객을 확보할 때까지 전주기 교육을 지원 해주도록 하겠다.
 
▲(김 센터장)전주기 지원이라는 게 참 필요하다. 지원을 한다는 것도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 여태까지는 전문적인 제도가 없었다. 지원 할만 한 사람도 많고, 지원 받아야 할 사람도 많은데, 이것을 연결해 줄 플랫폼이 없었던 거다.
 
그렇게 KIC에 지원을 받고 성공하고, 엑시트까지 해서 수십억 달러를 모으신 분들이 KIC에 재투자 하기를 기대한다. 한국발 페이스북, 구글이 다음단계를 해 나가게 할 거다. 2020년에는 우리가 은퇴할 수 있었으면 한다.(웃음)
 
▲(이 센터장)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하려면 주류 사회와 섞여야 한다. 지금까지 보면 VC도 한인, 멘토도 한인, 로케이션도 한국사람. 어떻게 보면 미국내의 주류사회를 가지 못하고, 독립된 한인 커뮤니티로 돼 있다. 
 
그래서 KIC실리콘밸리에는 한인분들도 있지만 외국계VC도 자문으로 모시고 있다. 대기업의 임원진도 자문으로 모실 계획을 하고 있다. 주류사회로 들어가지 않으면 우리들만의 잔치로 끝날수 있다는 게 우려되는 부분이다.
 
▲(김 센터장)우리가 하는 것은 한국 창조경제의 글로벌화다.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 받는 미국의 창조경제 생태계에 우리가 진입 하는 거다. 또 우리가 미국에 가서 그런 것을 하려는 이유는 전세계에서 온 사람들이 미국에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인도에서 온 사람과 같이 창업할 수 있는 거고, 글로벌 네트워크을 만들 수 있는 거다. 그런 것을 하기 위한 시작을 미국에서 하고, 앞으로 전세계에서 할 수 있도록 지원 할거다.
 
KIC워싱턴은 스타트업들을 연착륙만 시켜주고, 밖에 나가서 전세계에서 온 입문생들과 같이 경쟁하는 체제를 만드려고 한다. 우리 센터에서는 빨리 나가는 것이 목적이 될 것이다. 자기 시장에 맞는 그 분야 창업보육가를 찾아가게 할 거다.
 
스타트업이라는 게 자기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지 통찰력이 생겨서 잘 할 수 있는 거다. 자꾸 교육해주고 지원하는게 능사가 아니다. 처음 시작할때만 도와주고 이후에는 부모의 마음으로 밀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느 센터에 가서 지원 받을 것인가를 판가름하는 기준은
 
▲(김 센터장)10년동안 실리콘밸리는 매우 커졌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든 정글이다. 실리콘밸리는 웬만한 실력을 가지지 않는 이상 살아남기 힘들다. 거기에 비하면 동부는 조금 낫다. 사업 분야가 다양하고, 아직 섬유, 패션 등의 스타트업을 동부에서는 한다. 경쟁이 상대적으로 쉽다. 스타트업을 원하는 사람이 실리콘밸리에 가서는 1분 안에 승부를 내야 한다면, 동부 워싱턴 등에서는 한 3분 준다.(웃음)
 
또 보스톤이나 워싱턴에는 기술이나 산업의 범위가 다양하고, 그만큼 기회도 많다. 자기 분야만 고집하지 않고, 다른쪽으로 탐색도 더 해보고, 특히 사회문제 해결 관련 스타트업을 해보고 싶은 분은 워싱턴으로 오시라.
 
▲(이 센터장)실질적으로 각 지역마다 강점이 있다. 실리콘밸리는 실리콘밸리 나름대로 강한게 있다. 자신들의 사업 분야가 어디 시장에서 더 맞을거냐를 보고 결정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실리콘밸리는 정글 맞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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