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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

제주땅 낙찰가률 '전국 두배'…묻지마 응찰까지

제2공항 발표후 평균 152% 낙찰…맹지에도 투자자 몰려

2015-12-1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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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새로운 부동산 투자처로 인기를 끌던 제주도 땅이 제2공항 발표 이후 관심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경매장에선 묻지마식 응찰마저 감지되고 있다. 응찰시 반드시 확인할 것을 요하는 맹지, 분묘기지권, 토지지분 등이 설정된 땅마저도 응찰자가 몰리고 있다.
 
10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제주도 토지 평균 낙찰가율은 152.9%로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 74.1%보다 두 배나 높다.
 
수년 째 고공 낙찰가율을 기록하고 있던 제주도에 지난달 제2공항 건설 계획 발표는 기름을 붓는 격이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10일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 신산리 일대 495만㎡ 부지에 4조여원을 들여 신공항을 짓기로 했다. 발표가 있던 10월 평균 제주도 토지 평균 낙찰가율은 162.2%로 급등했고, 지난달에도 152.9%의 높은 낙찰가율을 유지했다.
 
응찰자 역시 9월 평균 4.5명에서 10월 7.1명으로, 11월에는 8.2명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국 토지 평균 응찰자 3.0명보다 2.7배 많다.
 
지난 달 제주에서 가장 높은 낙찰가율을 기록한 땅은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임야로 낙찰가율은 331%에 달한다. 5120㎡ 규모의 이 땅은 1억1264만원에 감정됐으나 낙찰자는 3억7281만원을 써냈다. 신공항 수혜권에 들어가는 성산읍 수산리 임야는 47명이 몰리며 가장 치열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827㎡ 5376만원에 감정평가된 이 땅은 1억5009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279%다.
 
제주도 땅값은 공항 발표 이전부터 전국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는 인기 상품이다. 국토부 집계 결과 2013년 이후 제주도 땅값은 7.96% 상승, 세종시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세종시는 정부청사가 이전하기 위한 정책적 개발지라는 특수성이 있어 자체 투자성만으로는 사실상 제주가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전문가들은 제주도 토지 열풍에 편승해 무분별한 응찰과 사재기를 우려하고 있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현재 분위기로는 우려스러울 정도다. 이용가치가 있고 나중에 쓸 수 있는 땅이면 높은 낙찰가가 당연하겠지만 맹지처럼 그렇지 않은 땅까지 고낙찰가율을 보이고 있다”면서 “제주도 땅 고낙찰가율은 1년 반 이상 이어지고 있는데 수익으로 연결시킬 수 있을지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선임연구원은 "불리한 조건을 해결할 수 있다면 좋은 물건이 될 수 있고, 제주도 땅 특성상 거래가 많지 않아 감정가를 책정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최근 제주도 열기에 비해 감정가가 저평가됐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성산일출봉 부감. 제주도 땅 평균 낙찰가율이 전국 평균보다 두 배나 높게 형성되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묻지마식 응찰까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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