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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

농심 '입친구' 편의점 퇴출

매출 부진 따라 9월부터 순차적 판매 중단…재진입 어려울 듯

2015-12-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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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004370)의 과자 '입친구'가 매출 부진으로 편의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하반기 들어 주요 편의점 4사가 잇따라 판매를 중단하는 등 중요한 유통 채널 중 하나를 잃은 상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출시된 농심 입친구는 현재 CU,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등 편의점 4사에서 매출 부진을 이유로 지난 9월부터 순차적으로 판매가 종료된 상황이다.
 
편의점은 대형마트 등에 비해 매출 비중은 작지만 주로 젊은 층과 1인 가구 등이 이용하기 때문에 최신 유행에 민감하다는 특성이 있다. 특히 입친구와 같은 스낵류는 다른 상품을 사러 온 고객들도 자연스럽게 집어들 수 있는 제품들이어서 바이럴 마케팅(입소문) 측면에서는 매우 중요한 유통 채널이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은 한정된 공간에서 매출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라 상품 회전율이 빠른 편"이라며 "판매가 저조한 제품들은 진열대에서 빠지며 그 자리는 다른 신제품이 채우게 된다"고 설명했다.
 
농심 입친구는 출시과정부터 신춘호 회장이 직접 제품명을 지은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던 감자 스낵이다. 세련된 제품명이 주를 이루는 과자 시장 트렌드와 맞지 않을뿐더러 촌스럽다는 평까지 들었었지만 신 회장은 뚝심으로 밀어붙였다. 입이 심심할 때 항상 곁에서 찾을 수 있는 제품이 되자는 의미였다.
 
출시 당시 농심은 인기를 끌고 있던 '수미칩'과 함께 입친구를 쌍두마차로 내세워 생감자 스낵시장 1위 오리온(001800)을 압박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에 따라 주가를 올리던 배우 하연수와 전속계약을 체결하고 TV 광고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같은 회사측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입친구가 편의점 4사에서 모두 판매가 중단됨에 따라 사실상 초기 시장 정착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농심 관계자는 "편의점의 판매 정책에 따라 제품이 빠지게 됐을 뿐"이라며 "대형마트 등 다른 채널에는 원활이 공급하고 있으며 경쟁력을 높여 편의점에 다시 들어가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농심 측의 계획처럼 입친구가 다시 편의점 채널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에서 한번 판매가 중단된 상품이 다시 재진입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제조사 측에서 제품을 리뉴얼해 재입점을 요청하거나, 대형마트 등 다른 유통채널에서 대박 인기를 끌지 않으면 굳이 부진한 상품을 다시 넣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전했다.
 
한편 입친구는 수미칩과 더불어 100% 국내산 '수미' 감자를 원료로 이용하는 등 지역 농가와의 대표 상생 모델로 좋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출시 후 '포장을 뜯어보니 과자의 양이 절반에도 못 미쳤다' 등의 비판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져 '질소과자'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2400원(편의점 기준)이라는 고가의 가격도 이같은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신춘호 농심 회장이 직접 작명한 것으로 알려진 과자 '입친구'가 매출 부진 등의 이유로 지난 9월부터 순차적으로 편의점 4사에서 퇴출됐다. (사진=이철 기자)
 
이철 기자 iron62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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