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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민관

(단독)현대중공업 400여명 조선 전환배치…노사 갈등 재점화?

건설장비·엔진·전기전자 사업부 생산직 조선으로복귀

2016-01-07 13:49

조회수 : 1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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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건설장비, 엔진, 전기전자 사업부 생산직 근로자에 대해 조선사업부 전환배치를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돼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생산직 직원들 사이에서 이같은 전환배치로 최근 화합 모드에 돌입한 노사 관계가 다시 악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7일 현대중공업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전기전자 및 엔진, 건설장비 사업부문 생산직 직원 400여명을 조선사업에 전환배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2010년 선박 수주 물량이 대폭 줄어들면서 조선 부문 생산직 700여명을 전기전자, 엔진, 건설장비, 해양사업부로 전환배치 한 바 있다"며 "하지만 최근 사측이 해양을 제외한 나머지 3개 사업부 조합원들을 다시 조선으로 원상복귀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사측은 최근 전기전자와 엔진, 건설장비 사업의 일감이 줄어든 상황에서 올해 조선 물량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돼 이같이 전환배치를 실시한다고 설명했다"며 "대상자는 400명이 넘는 규모로, 오는 18일부터 이들을 대상으로 직무교육에 돌입한다고 회사로부터 통보받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노조 조합원들 사이에서 사측의 이같은 일방적인 전환배치 추진에 대한 불만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현재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게시판에는 조선사업 재전환배치 대상자로 선정된 조합원들의 불만어린 글들이 연이어 게재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사측이 '다른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현대중공업 노사가 애써 만든 화합 모드가 깨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해 말 극적으로 임금협상 타결에 성공한 데 이어, 지난 5일 권오갑 사장과 백형록 노조위원장이 함께 울산 생산현장을 방문하며 노사 모두 화합을 위한 행보를 보여왔다.
 
노조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 사태에서도 볼 수 있듯이 건설장비 사업 부문은 어려운 상황이 확실한만큼 일정 부분 수긍이 된다"면서도 "다만 전기전자나 엔진사업은 사측의 설명처럼 일감이 없는 것도 아닌데 굳이 대규모 인력을 원상복귀를 시키는 데에는 다른 의도가 있다는 의견들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선에서 다른 사업부로 배치된 조합원들이 해당 사업부문에서 회사가 의도하지 않은 현 노조에 유리한 분위기를 만들었기 때문에 사측이 조선으로 원상복귀 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며 "노조는 이번 전환배치 문제를 염두해 두고 노사 대표 현장방문을 건의, 대화로 풀어보려 했지만 결국 사측이 전환배치를 강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 측은 이날 역시 사측 실무진과 만나 이번 전환배치 추진과 관련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며, 논의 결과에 따라 조만간 공식적인 입장을 공개한다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 사측은 이같은 전환배치 추진과 관련 일단은 공식적으로 확인된 내용은 없다는 입장이다.
 
사측 관계자는 "전환배치와 관련 지난해 임금협상때부터 노조와 논의를 진행 중인 상황이며 노조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를 추진할 수 없다"며 "현재 노조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은 모두 확정되지 않은 설로, 회사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확인된 내용은 없다"고 잘라말했다.
 
이어 "노조 성향을 가진 이들을 조선으로 원상복귀시키려는 것이라는 소문을 들은 바 있으나 이는 지나친 정치적 접근"이라며 "조선업계가 생존의 문제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친노조 성향을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며, 지금은 경영상 무엇이 바람직한 결정인지 고민할 때"라고 강조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왼쪽 두 번째)과 백형록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왼쪽 세 번째)이 지난 5일 오전 울산 동구 해양조립1공장 등 해양플랜트 제작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사진/현대중공업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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