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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재용

'혜택인듯 혜택아닌' 중도금 무이자·이자후불제

건설사들, 금융리스크 확대에 혜택 늘려

2016-01-2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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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성재용 기자] 올해 서울 분양시장이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위주로 공급되는 가운데, 금융혜택이 분양 성공 여부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비사업의 경우 대체로 입지여건이 우수하고, '메이저 브랜드'로 공급되는데다 최근 미국 금리인상 등 금융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실수요자들의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같은 금융혜택들이 분양가에 포함돼 있다는 판례가 있는 만큼 수요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27일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는 작년(1만2348가구)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2만4483가구가 일반분양된다. 특히 이 중 5개 단지를 제외한 2만1862가구가 재건축·재개발 물량인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 물량으로는 4790가구 규모의 강동구 '고덕주공2단지(2019가구)', 일반분양 분만 1259가구에 달하는 '청량리4구역 롯데캐슬', 3045가구로 조성되는 양천구 신정뉴타운 1-1지구(1078가구, 이상 일반분양 분) 등이 있다.
 
대개 재건축·재개발 물량의 경우 생활편의시설과 교통망이 잘 갖춰진 기존 도심에 자리 잡아 입지가 보장돼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해당 생활권에 계속 거주하고 싶어 하는 수요나 새로운 생활권으로 진입하려는 수요 등 수요가 많다보니 분양리스크도 적어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의 관심도 끊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재건축·재개발 조합원들이 대형건설사들의 상품이나 브랜드를 선호하다보니 '메이저 브랜드' 일색이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 지역 1순위 청약경쟁률 1위를 차지한 성동구 'e편한세상 옥수 파크힐스(68대 1)'는 옥수13구역을 대림산업(000210)이 재개발하는 사업이고, 3위인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S(56대 1)'나 4위 '대치 SK뷰(50대 1)', 5위 '공덕 더샵(34대 1)' 등도 삼성물산(000830), SK건설, 포스코건설 등 대형건설사들이 시공하는 사업이다.
 
올해 역시 전체 공급량의 81%가량인 2만50가구가 대형건설사들이 공급하는 브랜드 물량이다.
 
이처럼 서울 지역 일반분양 물량 대부분이 입지와 상품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면 관건은 가격이 된다. 건설업체 역시 계약금 정액제나 분납제, 중도금 무이자·이자후불제 등의 금융혜택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주택공급 과잉 논란과 미국의 금리인상 여부 그리고 내달부터 시행되는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강화 등 금융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적잖은 메리트로 여겨지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입지와 상품이 괜찮다면 관건은 가격인데, 분양가를 낮출 수 없는 상황이라면 금융혜택으로 마케팅을 할 수밖에 없다"며 "실수요자라면 이미 가격 수준을 염두에 두고 있어 가격적으로 큰 메리트가 되진 않겠지만, 혹할 수 있는 혜택"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금융혜택이 분양가에 포함돼 있어 결국은 소비자들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작년 11월 중도금 무이자라고 홍보한 세종시 한 단지의 입주민들이 과장광고라며 서울중앙지법에 관련 소를 제기했지만, 재판부는 이자비용이 분양가에 포함된 사실은 알려진 정보라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린 판례가 있다.
 
장재현 팀장은 "업계에서 암묵적으로 알려진 내용이 공개된 계기지만, 초기 투입자금이 줄어든다는 것에 소비자들이 착각할 수 있다"며 "조삼모사식으로 결국 소비자들이 부담해야 되는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라고 말했다.
 
건설사들이 중도금 무이자·이자후불제 등의 금융혜택으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대체로 분양가에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사진은 최근 개관한 한 견본주택. 사진/뉴스토마토 DB.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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