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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표

덩치 커진 한식뷔페, 성장 갈림길 서다

동반위발 출점 제한 강화설 '솔솔'…대기업들 ‘긴장’

2016-05-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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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불황기에 접어든 외식업계 가운데서도 홀로 덩치를 키우고 있는 '한식뷔페'가 성장의 갈림길에 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한식뷔페 시장은 CJ푸드빌, 이랜드, 신세계푸드(031440) 등 대기업간 3파전이 치열하게 전개 중이다.
 
CJ푸드빌은 2013년 7월 계절밥상을 런칭하며 한식뷔페 시장에 첫 깃발을 꽂았고, 이듬해 4월 이랜드가 자연별곡을, 약 반년 후인 그해 10월에는 신세계푸드가 올반을 선보이면서 지금의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특히 이들 한식뷔페는 2000년대 초반 인기를 모았던 패밀리레스토랑을 밀어내고 외식 트랜드의 주류로 부상했다. 대기업들의 유통망과 자본력이 외식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원동력이 됐다는 게 주된 평가다.
 
그러나 최근 한식뷔페의 성장판이 닫힐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의 규제 업종으로 분류된 상황에서 더 이상의 시장 확대가 원천 봉쇄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동반성장위원회(이하 동반위)는 대기업의 한식뷔페 진출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다만 대기업들도 숨통은 트여 있었다. 골목상권의 보호라는 대전제 아래서도 '사실상 신규매장을 출점할 수 없게 한 규제'라는 대기업의 하소연을 받아들여 예외조항을 마련해줬기 때문이다. ▲역 출구로부터 100m 이내 출점 ▲연면적 2만㎡ 이상의 대형 건물 출점 ▲본사 건물 및 계열사 건물 내 출점 등 예외조항 내에서 출점을 늘리며 현재 총 100개 매장까지 돌파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가 됐다. 이달 말 동반위가 정한 음식업 중소기업적업종 지정권고 기간이 만료되기 때문이다.
 
이에 한식뷔페에 뛰어든 대기업들은 재지정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칫 이전보다 강화된 출점제한을 요구할 경우 사실상 사업확대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정치권 및 음식업을 영위하는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비판여론이 만만치 않은 것도 부담 요인이다.
 
실제 지난해 9월 신세계푸드의 올반이 신세계이마트 성남점 입점을 예고하자 인근 상권 자영업자 2600명이 입점 반대 서명 등 거센 반발을 일으킨 바 있다. 정치권에서도 대기업 한식 뷔페 사업 진입 및 확장이 과도하다는 비난이 제기되면서 관련 법안까지 발의되기도 했다. 
 
그러나 외식업을 영위하는 대기업들도 대부분의 사업이 장기화된 내수 침체로 부진을 겪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엿보이는 한식뷔페 사업을 포기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한식뷔페가 동네식당을 잠식하기보다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만원 이하의 백반집과 3만원 이상의 고급 한정식으로 양분된 게 한식 시장인데 이런 시장에 변화를 가져온 것이 한식뷔페다"라며 "한식뷔페가 동네 식당의 시장을 잠식해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는 것은 지나친 비난"이라고 하소연했다.
 
서울 시내에 위치한 한식뷔페 계절밥상에서 고객들이 식사를 즐기고 있다. (사진제공=CJ푸드빌)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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