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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라

'수주점유율 5.1%'…일감 부족에 시름 깊어지는 중형조선

호황기 점유율 20%…장기 불황 따른 발주시장 침체 직격탄

2019-08-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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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국내 중형조선사들이 불황 장기화에 따른 일감 부족으로 깊은 시름에 잠겼다.
올 상반기 수주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로는 소폭 개선됐지만 호황기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주 실적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하반기에도 발주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단, 소형 컨테이너선 발주 시장은 기대해 볼만 하다는 전망이다. 
 
1일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중형조선사들은 상반기에 총 12척을 수주한 것으로 집계됐다. 표준화물선환산톤수(CGT) 기준으로 25만7000CGT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다. 
 
저조했던 1분기 수주량에 비해 2분기는 개선된 모습이다. 1분기 중형조선사 수주량은 4척으로 극심한 발주부진에 시달렸다. 2분기에는 8척을 수주하며 전분기에 비해 호전된 모습이다. 조선사별로 보면 1분기에 수주가 전무했던 STX조선해양이 제품운반선 2척, 대한조선이 수에즈막스급을 포함해 탱커 4척, 대선조선도 피더컨테이너선, 소형 LPG선 등 2척을 수주했다. 
 
전분기와 비교해 개선된 모습이지만 여전히 빈 도크를 채우기에는 역부족이다. 수주잔량은 총 47척(99만1000CGT)으로 전분기 대비 0.7% 증가했다. 사실상 일감을 거의 늘리지 못한 것이다. 인도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상반기 인도량은 재화중량톤수(DWT) 기준으로 107만DWT(17척)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7.8% 늘었다. 조선사별로 한해 동안 최대 6~15척 정도의 건조능력을 감안하면 일감은 턱없이 부족하다. 
 
전세계 중형선박 시장에서 국내 중형조선사들의 점유율은 5.1% 수준에 그치고 있다. 호황기 2007년 20%를 웃돌던 점유율은 불황이 장가화되면서 크게 떨어졌다. 그나마 1분기에 1.4%까지 하락했던 점유율이 2분기 수주량 증가로 5%대로 상승한 것이다. 
 
하반기에도 좀처럼 수주여건이 나아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중형선 발주량은 61% 감소한 254만CGT(143척)로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여기에 1분기 동안 상승세를 보이던 신조선가는 2분기에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신조선가는 일감을 많이 확보할 수록 상승하는 만큼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같은 수준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나마 중형조선사들이 발주를 기대해볼 만한 선박은 피더컨테이너선이 꼽혔다. 최근 해운업계는 원가절감을 위해 대형선 발주를 늘리는 추세다. 벌크선도 20만톤급 이상 선박이 주로 발주되고 있으면 LNG선도 마찬가지다. 다만 컨테이너선 시장은 다르다. 컨테이너선은 2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에 가까운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1000~3000TEU급 이하의 피더컨테이너선으로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우선 대형 컨테이너선이 허브항까지 화물을 운반하고 소형 컨테이너선들이 화물을 나눠 주변항만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운 시황이 최악의 시기를 지날때 가장 많이 폐선된 선박이 피더 컨테이너선"이라면서 "또 최근 해운업계는 컨테이너선 양극화가 고착화하고 있어 공급과잉 문제도 심하지 않기 때문에 피더 컨테이너선 발주 소식은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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