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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초원

이주열 총재 "올해 성장률, 2.2% 달성 녹록치 않다"

"하방리스크 커졌다…세계경제 반전 모멘텀 찾기 어려워"

2019-09-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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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초원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하방리스크가 큰 상황에서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에 대해 "11월 전망치를 내놓을 때까지 봐야 되지만 2.2%의 달성이 녹록치 않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27일 인천 한국은행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워크숍에서 "지난번 7월에 전망치를 내놓은지 두 달이 흘렀다"며 "원래 전망에는 상방리스크도 있고 하방리스크도 다 있기 마련인데, 지난 두 달 간의 흐름을 종합해 보면 하방리스크가 좀 더 크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인천 한국은행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워크숍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글로벌 경제 흐름에 영향을 받아 국내 실물경제가 둔화세를 보이는 만큼, 지난 7월 제시한 올해 성장률 2.2%를 밑돌 것으로 전망한 셈이다. 한은은 오는 11월 달라진 경제 여건을 반영한 수정경제전망을 내놓는다. 
 
이 총재는 세계 경제의 성장세에 대해서도 지금의 둔화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주요국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더 완화적으로 펴고 있어 세계 경제 둔화 우려가 다소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무역분쟁, 브렉시트,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 언제 다시 반전의 모멘텀을 찾을지 가늠하기 힘들다"며 "주요 국제기구가 내년에는 성장세가 올해보다 높아질 거라고 전망하고 있으나 연내에는 불확실성의 여파로 글로벌 경기의 흐름이 아무래도 그런 모멘텀을 찾기가 쉽지 않겠다"고 내다봤다.
 
이런 흐름에 따라 국내 실물경제도 둔화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수출이 1∼8월 평균 10% 가까이 감소했고 투자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소비 증가세도 다소 약화된 모습이고 그 중에서도 특히 내구소비재의 소비가 부진해 소비심리가 좀처럼 살아나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부진한 수출과 투자의 가장 큰 주된 원인으로 반도체 경기를 꼽으며 "일부 국제 전문기관의 전망을 비추어 보면 내년에는 조금 괜찮지 않을까 하는 전망이 있어, 반도체 경기의 회복 시기 진입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8월 물가상승률이 0%를 달성하면서 디플레이션(deflation)우려가 심심찮게 제기되는 것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디플레이션 우려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디플레이션의 징후로 해석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물가 하락기간이 어느 정도 한두 달, 이렇게 단기간이 아닌 장기간 지속되고 많은 품목으로 확산되는 것을 디플레이션이라고 한다"며 "8월 물가상승률이 0%가 된 것은 농축수산물 가격이 작년에 급등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기저효과가 빠르면 연말, 아니면 내년 초 해소될 것으로 예상돼, 1% 내외로 올라갈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또 "일본의 경우 디플레이션이 심할 때는 60∼70%까지, 전체 조사대상 품목의 3분의 2가 마이너스로 간 적이 있다"며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도 아마 30% 미만으로, 확산의 정도도 디플레이션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낮아진 것과 관련해서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낮아진 것이 영향을 줬을 것"이라며 "과거에도 물가 상승률 하락에 기대 인플레가 떨어졌다가 물가가 오르면 다시 올라가는 패턴이 있었다"고 답했다.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기존의 완화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대외 여건과 국내 성장·물가 전망경로의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진 점을 고려해서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용하겠다는 기조는 아직도 변화가 없다"며 "다음 금통위까지 3주정도 남았는데, 그때까지 가능한 한 입수되는 모든 지표를 살펴보고 그것을 토대로 거시경제와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언급했다.
 
금융위기와 같은 충격이 일어나면 과거와 달리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과 통화 스와프를 맺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에는 "미국은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이머징 마켓과 통화 스와프를 하지 않고 있다"며 "미국과 스와프를 체결할 필요성이 커지는 상황까지 가지 말아야 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인천=정초원 기자 chowon61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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