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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영

코로나 영향? 은행권 중기 대출 증가세

2월 대출 잔액 전월비 1.3조↑…피해기업 지원 강화로 증가세 이어질듯

2020-03-03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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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개인사업자(소호) 대출 잔액이 한 달 만에 3조원 가까이 늘었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증대를 억제하기 위해 시행한 '신예대율' 효과와 경기침체 등이 겹친 결과로 보인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2월 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개인사업자 포함) 잔액은 450조1293억원으로 전월(447조2475억원) 대비 2조8818억원 늘었다. 개인사업자를 제외한 중소기업 대출 잔액 기준으로는 같은 기간 206조8686억원에서 208조1979억원으로 1조3293억원 증가했다. IBK기업은행의 2월 중기대출 잔액(외화포함)이 165조3123억원으로 전월(164조1260억원)보다 1조1863억원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은행권 중소기업 대출 잔액규모는 더욱 커진다.
 
통상 기업들의 대출잔액 규모는 결산시기(매년 6·12월)에 줄었다가 다시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회계상으로 부채비율이 오르면 기업 입장에서 좋을 게 없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 은행들 자료를 보면 기업들의 대출 잔액이 결산 시기에 일시적으로 줄어드는 모습이 보인다.
 
이와 별개로 새로운 예대율 산정 기준이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상 영업을 활발하게 하는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새로운 기준에 따라 은행들의 예대율을 산정할 때 가계대출 가중치를 15% 높아진 반면 기업대출은 15% 낮아졌다. 은행 입장에서 가계대출은 줄이고, 기업 대출을 늘려야 하는 셈이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책적인 이유로 가계대출이 멈춘 상황에서 우량 중소기업 쪽으로 은행들이 계속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회사채 발행 등 다른 자본조달 수단이 있는 대기업들과 달리 은행 대출에 기댈 수밖에 없는 중소기업·개인사업자들의 상황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고 전했다.
 
장기화된 경기 침체도 기업들이 은행에 의존하게끔 하는 요소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14~21일 전국 315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기업경기전망조사' 결과 3월 업황전망 경기전망지수(SBHI)는 2019년 2월 이후 최저치인 78.5를 기록했다. 경기회복 지연으로 당장 필요한 운전자금 수급이 필요한 중소기업들이 은행 대출을 찾게 되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각 은행별로 최대 8500억원 규모의 신규대출 지원, 기존대출 연장 시 금리우대·연체이자 면제 등의 지원책을 내놓으면서 이같은 분위기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금융기관에 저리로 자금을 공급해 중소기업 등 신용이 부족한 곳에 대출이 확대되도록 유도하는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기존 25조원에서 30조원으로 증액키로 한 것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2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을 만나 "(코로나 피해기업에) 제대로 자금이 공급될 수 있도록 CEO가 직접 발벗고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중국산 부품공급이 중단된 여파로 울산시 북구 매곡산업단지 내 한 공장 문이 닫혀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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