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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요동치는 뱃삯)③대목 코앞인데…수출기업 '발동동'

선적·하역 일정 지연에 용선료도 '껑충'

2021-10-06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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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가파르게 오르는 해상운임에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대목을 앞두고 수출기업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선적과 하역 일정이 계속해서 지연되면서 배를 잡아도 원하는 날짜에 운송하는 게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이 전력난으로 공장을 멈추고 해외 일부 해운사들이 요금을 동결하면서 운임 급등세는 주춤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6일 HMM(011200)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달 총 9척의 임시선박을 투입했다. 이는 월 기준 가장 많은 투입 횟수다. 임시선박들은 부산과 울산 등에서 출발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호주 시드니 등으로 간다.
 
HMM은 컨테이너선 부족으로 수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자 정부와 협의해 지난해 8월부터 꾸준히 임시선박을 투입 중이다. 현재까지 △미주 서안 25회 △미주 동안 7회 △러시아 5회 △유럽 4회 △베트남 1회 △호주 1회에 걸쳐 임시선박을 띄웠다. 지난달 9척까지 더하면 총 49항차에 달한다.
 
국내 2위 규모 컨테이너선사 SM상선 또한 지난달 15일 미주 노선에 17번째 임시선박을 넣었다. 이후에도 추가 1척을 더 띄웠다. SM상선은 올 연말까지 10여척의 임시선박을 더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컨테이너선 부족과 운임 폭등으로 중소 수출 기업들의 물류난이 심각해지자 이를 해소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정부의 노력에도 기업들의 물류난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등 대규모 쇼핑 수요가 있는 데다 경기가 회복하면서 수출량 또한 점점 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 수출은 558억3000만달러로, 무역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56년 이래 6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7월 역대 1위 월 수출액을 기록한 이후 2개월 만에 사상 또 최고치를 갈아치운 것이다.
 
4분기 수출 전망도 밝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021 4분기 수출산업 경기전망조사'를 통해 4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가 106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3분기 113.5보다 감소했지만 6분기 연속 100을 웃돌았다. EBSI가 100을 넘으면 앞으로 수출 여건이 지금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지난 8월 오전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의 모습. 사진/뉴시스
 
이처럼 나가야 할 물건은 많은데 컨테이너선 잡기는 어려워지면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는 커진다. 
 
어렵사리 배를 잡아도 미국 항만을 중심으로 대기 선박이 많아 스케줄이 꼬이는 상황이다. 특히 11월 말 미국 블랙프라이데이가 가까워지면서 가전업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국내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항만에 도착해도 짐을 내리지 못하고 대기하는 선박들이 늘면서 원하는 날짜와 시간에 맞춰 운송하는 게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해상운임과 함께 용선료도 최고치를 찍으면서 어려움은 지속할 전망이다. 용선료는 화물 운송을 위한 배를 빌리는 데 드는 비용을 말한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기준 4400TEU(6m 길이 컨테이너)급 선박의 하루 용선료는 9만850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2만달러보다 약 5배 비싼 수준이다.
 
다만 최근 글로벌 컨테이너 선사들이 스폿(spot·비정기 단기 운송계약) 운임을 동결하기로 하면서 더 이상 운임이 가파르게 오르진 않을 것이란 전망은 나온다. 
 
세계 3위 규모 선사인 CMA CGM이 최근 내년 2월 1일까지 모든 스폿 운임을 동결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독일 하파그로이드도 향후 몇 주간 스폿 운임을 올리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아울러 중국이 전력난으로 공장을 정상 가동하지 못하면서 해상 물류 수요가 이전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의 전력난 때문에 제조업 가동률은 하락했고 중국에서의 교역량이 둔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며 "또한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심화하면서 각 국가는 유동성 회수 조치를 시행하고 있으며 이는 소비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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