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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윤신

홍남기 "여야 추경 증액 합의해도, 쉽게 동의 않겠다"

물가·국채시장·국제금융시장 영향도 종합 고려해야

2022-02-04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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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여야가 추가경정예산(추경) 증액에 합의하더라도 쉽게 동의하지 않겠다며 기존의 의사를 고수했다. 앞서 정부는 소상공인·자영업자 피해지원 등의 내용을 담은 14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여야 모두 정부안보다 최소 20조원 이상 증액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하면서 심사 과정에서 증액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는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정치권의 추경 증액에 협조할 수 있느냐'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여야가 합의해도) 증액에 쉽게 동의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홍 부총리는 "추경 증액에 대해서는 여야 합의에 구속되기보다 행정부의 나름대로 판단이 같이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14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여기에는 코로나19 방역 조치 강화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방역지원금과 병상·치료제 확보 등 방역 보강 예산 등이 담겼다.
 
정치권에서는 정부안이 코로나19 피해 계층을 지원하기에는 부족한 액수라는 주장이 나왔다. 추경 규모와 재원 조달 방식에 대해서는 여야 간 차이가 있으나 증액 자체에는 동의하는 분위기다.
 
홍 부총리는 "정부도 소상공인들의 피해를 최대한 지원하기 위한 여러 지원 필요성, 재정 상황 그리고 추경이 국가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 감안했다"며 "물가, 국채시장, 국제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지대해서 그런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14조원 규모로 국회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14조원 정도의 정부 지출 규모가 국회에서 존중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부로서는 정부가 제출한 규모 선에서 추경이 논의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의 재정 지원 비율이 작다는 우 의원의 지적에 "다른 선진국들은 평상시에 재정 지출 규모를 2~3% 늘려오다 코로나 위기에 추가적으로 많이 한 것"이라며 "우리는 지난해만 해도 9%가 넘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본예산에 포함한 것까지 보면 11%가 넘기 때문에 이런 점을 비교해야 한다"고 했다.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추경 재원을 증액해야 한다는 야당의 주장에도 선을 그었다. 홍 부총리는 국민의힘의 50조원 규모의 추경 증액 요구에 "여러 가지 재정 소요를 제기했지만 재원 (마련)에 대해서는 한 번도 말씀 안 하셨다"며 "실현 가능성이 없는 얘기만 하셔서 반영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2020년 2·3차 추경 당시 상황을 언급하며 '지출구조 개선으로 추경한 사례가 있는데 지금은 못 하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홍 부총리는 "하반기 재정 집행이 제대로 안 되면 다른 데로 전용해서 쓰던가 추경에서 삭감해서 쓸 수 있지만, 1월 예산 집행도 안 해보고 (지출을) 깎은 적은 정말 20년 동안 한 번도 없었다"고 받아쳤다.
 
아울러 홍 부총리는 세수 추계 오차와 관련해서는 "책임을 느낀다. 임기 말이 아니고 물러나는 형태가 필요했다면 물러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달 27일 신임 세제실장으로 윤태식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을 임명한 바 있다. 당시 세제실 외부 인사인 윤 신임 실장 선임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6%를 기록한 것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12월보다 낮지만 여전히 높은 상승세가 지속되는 것에 대해 송구하다"고 말했다.
 
이어 "원유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과 같은 소위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큰 비중을 차지해서 정부도 일정 부분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며 "정부도 더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홍남기 부총리는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정치권의 추경 증액에 협조할 수 있느냐'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여야가 합의해도) 증액에 쉽게 동의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사진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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