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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영상)한·중 배터리 격차 심화…"재활용 등 경쟁력 시급"

전경련, 광물자원전략연구센터 의뢰 보고서 통해 양국 평가

2022-11-1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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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과 중국의 점유율 격차가 벌어지는 가운데 공급망 단계 중 취약한 분야로 평가받는 원료와 재활용에 대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5일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국가별 상위 10대 기업의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 중 한국은 2022년 1월~9월 누적 기준 25.2%, 중국은 57.8%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기준으로 한국은 2020년 34.7%, 2021년 30.4%로 시장점유율이 하락하고 있지만, 중국은 같은 기간 35.7%, 47.2%로 늘면서 양국의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김유정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광물자원전략연구센터장에게 의뢰한 '한국과 중국의 이차전지 공급망 진단 및 정책 제언' 보고서를 통해 이차전지 산업을 공급망 단계에서 3개 분야로 나눈 후 분야별로 한국과 중국의 경쟁력을 평가하고, 국내 이차전지 산업에 대한 정책 과제를 제시했다. 
 
보고서는 이차전지 산업의 주요 공급망 단계를 △원료 △제조·생산 △재활용 등 3개 분야로 분류하고, 각 분야를 △매우 미흡(1점) △미흡(2점) △보통(3점) △우수(4점) △매우 우수(5점) 등으로 평가했다.
 
이차전지 원료 대부분 수입…중국 의존도 심화
 
우선 보고서는 공급망 단계 중 원료 분야에 대해 한국을 '매우 미흡(1.3점)'으로, 중국을 '보통(3.3점)'으로 진단했다.
 
중국은 광물의 정·제련 분야에서 이차전지 소재 부품에 사용되는 수산화리튬, 황산코발트 등의 생산에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여 원료 접근성과 조달 경쟁력이 높지만, 우리나라는 이차전지 원료 공급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원료는 중국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어 우리나라 이차전지와 전기차 산업은 중국의 정책 변화나 물류 여건 등에 큰 영향을 받는다. 한국무역협회 집계 결과를 보면 지난해 기준 중국에 대한 원료 의존도는 수산화리튬이 84%, 황산코발트가 87%, 흑연이 88%, 황산망간이 99%에 달한다.
 
보고서는 제조·생산 분야에 대해서는 한국을 '보통(3점)'으로, 중국을 '우수(4점)'로 평가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기준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점유율 세계 2위를 기록하는 등 이차전지 완제품의 제조 경쟁력이 우수하다. 다만 양극재·음극재·전해액·분리막 등 4대 이차전지 소재 부품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낮고, 국외 의존도가 높다.
 
중국은 4대 소재 부품 분야 모두에서 세계 1위 생산국이며,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점유율도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 중국은 최근 가격이 저렴하고 안정성이 우수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개발해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점이 좋은 평가로 작용했다.
 
지난 3월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A홀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2에서 삼성SDI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전기차용 배터리팩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와 함께 보고서는 재활용 분야에서 한국에 대해 '미흡(1.8점)'으로, 중국에 대해 '우수(4.3점)'로 각각 평가를 내렸다.
 
환경부에 따르면 오는 2025년부터 전기차 폐배터리 발생이 급증해 2030년에는 10만개 이상 배출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우리나라는 2020년에 들어서야 전기차 폐배터리 수거와 재활용에 대한 제도를 마련하기 시작하는 등 아직 폐배터리 재활용 관련 제도와 구체적인 폐기 지침 등이 미흡한 상태다. 
 
올해는 전기차 배터리의 전 생애주기 이력을 공공데이터베이스로 관리하는 내용의 자동차관리법 등 관련 법률을 정비하고 있지만, 체계 구축까지는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중국은 지난 2016년부터 폐배터리 재활용 정책을 시행했고, 올해 상반기 기준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기업이 4만600개사, 전기차 리튬배터리 회수 서비스망이 총 1만4899개에 이를 정도로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이 활성화됐다. 
 
자원 개발 기금 운용·정보 플랫폼 구축 등 제시
 
이처럼 보고서가 이차전지 공급망을 진단한 결과 우리나라는 원료 확보가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료와 소재 부품 간 국내 공급망이 연계돼 있지 않아 원료 관련 규제와 시장 가격 변동성 등 외부 변화에 대한 대응력이 낮은 구조다.
 
우리나라 배터리 기업들은 안정적 원료 광물 확보를 위해 해외 자원 개발 사업 투자를 시도하고 있지만, 경험과 노하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보고서는 국내 기업에 기술·법률·재무적 자문 조직 확충과 함께 해외 자원 개발 기금 운용이나 자원 개발 연계 정부개발원조(ODA) 등 정부의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국내 이차전지 공급망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보 플랫폼 구축도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BMW, BASF 등 11개 기업 컨소시엄으로 플랫폼 시스템 설계·개발에 착수한 독일의 'Battery Pass' 프로젝트, 일본의 '배터리 공급망 디지털 플랫폼' 등 국외 사례를 소개했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이차전지는 '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미래 산업이지만, 자원의 무기화, 특정 국가에 대한 과도한 공급망 의존으로 우리 기업의 어려움이 많다"며 "우리나라는 공급망 전반의 경쟁력이 중국보다 떨어지고, 특히 원료 확보와 폐배터리 재활용 부문이 취약한 만큼 해외 자원 개발과 재활용 산업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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